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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일본사 > 일본사 일반
· ISBN : 9791169090247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22-08-08
책 소개
목차
옮긴이 서문_낭만주의자의 거울
1. 일본의 형태(1962)
2. 일본 영화에 대한 어떤 정의(1974)
3. 표지판과 문자(1974)
4. 파친코(1980/1986)
5. 패션의 용어(1981)
6. 일본의 키스(1983)
7. 일본을 말하다(1984)
8. 일본의 리듬(1984)
9. 워크맨, 망가, 사회(1985)
10. 무너져가는 문화적 내면화(1991)
11. 비움으로 채우는 공간(1992)
12. 친밀함 그리고 거리두기: 일본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1993)
13. 일본 영화에 등장하는 열차(1993)
14. 일본: 반세기의 변화(1994)
15. 일본과 이미지 산업(1996)
16. 일본의 자동차 문화에 대한 단상(2002)
17. 경계 넘나들기: 일본의 사례(2004)
18. 사회와 영화에서의 일본 여성(2005)
19. 일본 영화에 등장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단상(2006)
20. 일본 미학 소고(2007)
용어 사전
리뷰
책속에서
형식을 극히 중시하는 일본의 태도는 주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에 반영되어 있다. 의례라는 것은 인간에 의해 변형되고, 윤리라는 것은 즉흥성에 의해 훼손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일본에서는 패턴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들고, 이름은 글로 써서 읽을 수 있을 때에만 기억된다. 귀로 듣는 것은 신뢰하기 어렵고 눈으로 보는 것이 확실하다. 일본은 명함과 온갖 광고의 나라다. 아마추어 화가들과 사진가들의 나라이기도 하다. 모두 그림을 그릴 줄 알고 사진을 찍을 줄 안다. 시각적 감각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아는 것이다. 마치 절대음감과도 같다.
일본의 전통 영화들을 보면 이들은 현실이란 겉으로 드러난 것이 전부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뒷면에 숨겨진 현실이라든가 가치 판단에 대한 고려가 느껴지지 않는다. 일본인은 개인으로서의 죄책감은 없으나 사회적 수치심은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들 하지 않던가. 이와 대조적으로 서양에서는 드러난 현실만이 유일한 현실이라고 믿지 않는다. 개인적 양심을 강조하고, 뒷면에서 배회하는 현실에 주목한다. 따라서 서양인들은 사회적 수치심을 거의 느끼지 않고 대신 개인적인 죄책감에 훨씬 민감하다.
이런 조그맣고 공허한 순간들은 오즈의 영화에 숨 쉴 공간을 제공하는 모공과도 같다. 그 공허함으로, 그 존중과 배려로 영화를 규정한다. 오즈의 이런 솜씨를, 일단 플롯의 전개가 끝나면 가차 없이 장면을 끝내버리는 보통의 감독들과 비교해보라. 마치 등장인물이 아니라 플롯 자체에만 관심이 있다는 듯한 태도가 아닌가. 이들은 그렇게 플롯만을 중시하다가 해당 장면의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을 놓쳐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