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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70281610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7-07-13
책 소개
목차
01 에스토니아
발트의 길을 걷다 _ 박혜선
어린 날의 우상 _ 박혜선
마음을 건네는 방법 _ 이묘신
의자를 준비하세요 _ 박혜선
길 위의 시인 _ 이묘신
02 라트비아
해학으로 빚은 집 _ 오미경
일상으로의 초대 _ 이금이
룬달레 룬달레 룬달레 _ 이묘신
투라이다의 장미 _ 오미경
03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백골 _ 이금이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_ 이종선
열망의 무게 _ 오미경
진정한 리더가 그리운 시대_ 이종선
정령들의 숲 _ 이종선
국경이 들려준 말 _ 이금이
작가의 말_ 다시, 여행의 꿈꾸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소련에 의해 강제 점령당한 그날로부터 딱 오십 년이 되는 1989년 8월 23일, 그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가장 치욕스러운 날, 발트3국은 가장 뜨겁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 서로 말은 달랐지만 그들의 외침은 단 하나, ‘자유’였다. 총이 아니라 마주잡은 손으로, 칼이 아니라 함께 부른 노래로 그들은 세상을 흔들어 깨웠다.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라트비아 리가, 리투아니아 빌뉴스까지 620km의 ‘발트의 길’에서 이백만 명의 사람이 인간 사슬을 만들어 목 놓아 자유를 부르짖은 것이다. (중략)
탈린의 비루 문 앞에서 사과를 팔던 할머니, 중세 복장을 하고 관광객들에게 그림을 그려 주던 리가의 늙은 화가, 트라카이 성으로 가는 길에 블루베리를 팔던 아저씨, 그 옆에서 산딸기를 팔던 격자무늬 앞치마를 한 아줌마까지 오래전 발트의 길에서 자유를 외쳤을 것이다.
발을 내딛는 곳마다 그날의 발자국이 찍혀 있는 것 같다. 내가 여행하면서 만난 발트 사람들, 그들 모두가 그날의 주인공이었을 것이다. _<발트의 길을 걷다> 중에서
그동안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낯선 시간과 공간에서 현실을 잊은 채 특별하고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는 것. 그게 여행의 묘미이며, 내가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는 이유라고 여겼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특별한 시간에 평범한 일상이 녹아드는 순간, 여행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우리가 여행을 꿈꾸는 건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을 되찾고 싶어서인지 모른다. 상품성 높은 열매를 위해 자연스러운 일상을 빼앗긴 우리의 사과나무들처럼 우리도 목적 지향적 삶에 매몰돼 많은 것을 놓치며 살고 있다. 그 시간들을 여행에서 되찾고 싶어 떠나는 것이다. 우리가 여유라고 부르는 그것들이 실은 우리가 평소에 누려야 할 일상인 것이다. 라트비아의 베르사유가 아니라 룬달레 궁으로, 자연 그대로의 사과나무로, 나는 나로……. _<일상으로의 초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