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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정치학 일반
· ISBN : 9791172130671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4-05-3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검찰개혁은 어떻게 보복당했나
1. 과거를 묻다
출국을 막아라
제 식구 감싸기
면죄부로 끝난 재수사
2. 검찰의 반격
수상한 공익 신고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3. 미완의 무죄
강적을 만나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다
진실과 거짓
무죄 판결
에필로그 | 검찰정권의 배신
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김학의 사건에 대한 검찰의 1차 수사(경찰 수사 지휘)와 2차 수사(직접 수사)는 애초 사건의 구도에 대한 접근부터 잘못됐다. 이 사건은 크게 두 종류의 범죄로 구성된다. 하나는 검찰 고위 간부가 오랜 기간 스폰서 관계를 맺고 있는 건설업자에게서 성 접대를 받은 전형적인 ‘뇌물수수 사건’이다. 다른 하나는 피해 여성들을 별장으로 유인해 집단 성폭행을 저지른 ‘성폭력 사건’이다. 그런데 검찰은 여기서 뇌물수수 혐의만 쏙 뺐다. 왜 그랬을까. 건설업자 윤중천이 접대한 검찰 고위 간부는 김학의 말고도 여럿 있었기 때문에 뇌물수수 사건으로 접근하게 되면 다른 검찰 간부들도 무사하지 못하게 된다. 검찰에 쏟아질 비난도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검찰로서는 이 사건이 뇌물수수 사건으로 비화하는 게 전혀 달갑지 않은 것이다.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 작업의 유일한 성과로 기대를 모은 김학의 사건 재수사는 오히려 김학의에게 확실한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낳았다. 그 파장은 컸다. 권력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은 검찰에 더는 진상조사를 요구할 수 없게 됐다. 검찰개혁에 대한 검찰 기득권 세력의 반발도 더욱 거세졌다. 검찰이 개혁을 당할 만큼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좌파 정권이 정치적 목적으로 검찰을 개혁 대상으로 몰아간다는 주장이 검찰 안에서 힘을 얻게 된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문재인 정권 후반기에 검찰개혁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을 가능하게 한 토양이 된다.
박준영은 김학의 사건 재조사가 검찰 과거사 정리의 차원을 넘어 어떤 정치적 목적, 즉 검찰개혁에 대한 검찰의 반발을 누르고 청와대가 원하는 일정과 방향에 따라 검찰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됐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 근거로 2019년 3월 18일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조사단의 활동 기한 연장을 결정한 것과,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이 김학의 사건을 장자연 사건, 버닝썬 사건과 묶어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을 꼽았다. 문 대통령의 지시로 인해 당시 재수사할 만한 부정과 혐의가 드러난 게 없는 김학의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진상조사단이 무리수를 두게 됐다는 게 박준영의 생각이었다. 김학의 사건이 검찰의 아킬레스건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