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일제치하/항일시대
· ISBN : 9791172131166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4-08-31
책 소개
목차
1. 역사의 후퇴 앞에서 리샹란을 생각하다
2. 〈너의 이름은〉, 기억함으로써 잊는 것
3.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
4. 카스바에서의 망향, 자기 연민의 서사를 넘어서기
5. 한국인을 혐오한 어떤 서구인 이야기
6. 세계 일주의 꿈, 돌아와서 만나는 나
7. 에레나를 아시나요?
8. 서구의 시선이 동양 여성을 그릴 때
9. 과학이 우리를 구원할까?
10. 압록강을 건넌 의사들
11. 재난의 공동체, 무정과 동정을 넘어
12. 식민지에도 스타는 탄생하는가?
13. 사할린 한인, 나의 나라는 어디인가?
14. 혁명과 사랑의 이중주
15. 레니 리펜슈탈, 무지한 아름다움은 무죄일까?
16. 작은 사람은 어떻게 성숙해질까?
17. 〈사운드 오브 뮤직〉 너머 들리지 않는 이야기
18. 별 없이 걸었다 캄캄한 식민의 밤을
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콰이강의 다리’의 실제 역사는 우리에게 역사에 대한 관습적인 인식을 재고하라고 요청한다. 어떤 인식일까? 역사는 국가 나 민족 단위로 흐르며 가해자도 피해자도 분명하다는 인식이다. 실제의 역사는 종종 경계를 넘나들고 경계를 만들며 바꾼다. 콰이강의 다리에 얽힌 실제 역사도 영국, 일본, 한국, 태국, 미얀마가 함께 연루된 ‘어긋나는 공동의 역사’다.
이향란이라는 이름으로 한반도에서도 인기가 높던 일본인 리샹란은 1990년대에 위안부 문제에 깊이 개입한다. 그녀의 사죄를 어떻게 보면 좋을까? 한국인이라면 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해도 좋을 손기정의 마라톤 우승 장면 은 리펜슈탈의 대표작 <올림피아>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나치 연루자로 비판받았던 리펜슈탈은 사라져가는 아프리카 원주민을 사진으로 포착하면서 다시 명성을 얻는다. 그녀의 명성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그런가 하면 독일에서 리펜슈탈의 라이벌이었던 마를레네 디트리히는 할리우드의 스타 시스템에서 성공한 다음 스크린 위에서 조선을 비롯한 만국의 연인이 되었다. 서구 남성의 동양 여성 판타지의 원조 격인 ‘상하이 릴’로 분했고 나치에 맞섰다.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포로감시원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잘 감시하는지 늘 감시받았다. 잘 때리라고 늘 맞았다. 피에르 불은 《콰이강의 다리》에서 이렇게 적는다. “(니컬슨) 대령은 다시 구타를 당했고, 고릴라 같은 조선인은 처음 며칠 동안의 가혹한 체제를 재개하라는 엄명을 받았다. 사이토는 감시원까지 때렸다. 그는 … 죄수뿐만 아니라 간수에게도 권총을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들은 가해자이자 피해자였다. 중첩된 운명의 희생자였다. 조선인 B, C급 전범의 비극을 연구한 일본의 사회학자 우쓰미 아이코는 포로감시원들의 개인적 학대가 없지 않았지만, 식량과 의약품이 부족해 포로를 학대할 수밖에 없던 상황 자체를 문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