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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72886578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4-09-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우리 회사는 매수되었습니다!
제1부 외래어만 쓰고 말이야!
제2부 인원 감축은 총무부부터?!
제3부 자부심 정도는 있습니다!
에필로그 자, 빨래나 할까
책속에서
어제 다다오미가 사는 8호실 옆에 대만인 청년이 이사를 왔다. 청년이라 칭할 수밖에 없을 만큼 어려 보이는 외모였기에 다다오미도 당연히 일본에 유학 온 학생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인사하러 간 김에 가즈코 씨와 함께 짐 풀기와 쓰레기 버리는 걸 돕다가 실은 올해 생일에 서른 살이 된다는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과 아파트에서야 서른 살이면 고등학생 정도지!”
가즈코 씨는 아하하하, 하고 소리 높여 웃으며 분홍색 셔츠를 쫙 펼쳤다. 다다오미도 출근용 와이셔츠가 구겨지지 않도록 옷걸이에 걸어서 정성껏 널었다.
하나모리 비누의 향이 코를 희미하게 간지럽혔다. 드럭스토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계면활성제가 든 합성세제는 분말형이든 액체형이든 인위적인 냄새가 나서 좋아할 수가 없었다. 다른 비누 회사의 가루세제도 마찬가지다. 바로 이 하나모리 비누에서 만든 ‘하나모리 비누’의 향이라서 좋은 것이다.
『무첨가 세제를 제조하고 있는 국내 기업, 하나모리 비누를 외국계 화장용품 제조 회사인 블루아가 매수하기 위한 합의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뉴스 캐스터는 비슷한 사례를 세 가지 정도 언급했다. 전부 국내 기업이 외국계 기업에 매수당한 경우였지만, 다다오미의 귀에는 자세한 내용이 들어오지도 않았다.
『하나모리 비누라고 하면 오랜 전통의 비누 회사잖아요. 저도 어린 시절에 거기 비누를 많이 썼는데 말이죠. 그런 곳이 외국 기업에 매수된다니, 이것도 일본 기업들이 국제 경쟁의 파도에 휩쓸리고 있다는 방증이려나요?』
패널로 등장한 전문가가 적당한 멘트를 덧붙인 뒤, 다른 기업에 관한 뉴스로 넘어갔다.
“하나모리 비누면… 우리 회사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