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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75051706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25-09-15
책 소개
목차
광인의 지옥 기도문 116
지구 표면은 광인의 해방 치료장 148
절대 탐정 소설_뇌수는 사유의 기관이 아니다 154
태아의 꿈 192
전례 없는 유언장 213
책속에서
여전히 계속해서 들려오는 집요한 소리와 끊어질 듯한 절규에 마비될 정도로 위협을 받으면서, 창살을 양손으로 잡고 힘껏 흔들어 보았다. 겨우 아래쪽 한구석만 비틀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은 사람의 힘으로 뽑아낼 수 없을 것 같았 다. 나는 실망하여 방 한가운데로 돌아왔다. 덜덜 떨면서 다시 한번 방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나는 지금 인간 세상에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나는 혹시 저승 세계에 와서 무슨 형벌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방에서 제정신을 차림과 동시에 한숨 돌릴 틈도 없이 덮쳐 온 자기 망각의 무간지옥.
_권두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소녀가 거기에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그 소녀는 윤기가 흐르는 머리카락을 검고 커다란 꽃잎 같은 기묘한 모양으로 묶어 하얀 수건으로 감싼 베개 위에 덥수룩하게 헝클어뜨리고 있었다. 몸에는 방금 전까지 내가 입고 있던 것과 똑같은 흰 무명 환자복을 입고, 가슴에 덮은 흰 담요 위에 새 붕대로 감싼 양손을 얌전히 포개고 있는 것을 보니, 오늘 아침 일찍부터 벽을 두드리거나 소리치며 나를 괴롭힌 것은 분명 이 소녀였을 것이다. 물론 주위 벽에는 내가 오늘 아침 상상했던 것과 같은 처참한 피 묻은흔적을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 해도 그토록 끔찍하고 숨 막히는 소리를 내며 울부짖던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그 잠든 모습의 평화로움, 순진함, 그 가늘고 긴 초승달 눈썹, 길고 짙은 속눈썹, 품위 있는 높은 코, 희미하게 붉은 기가 도는 뺨, 클로버 모양으로 작게 다물린 입술, 귀여운 모양으로 투명하게 비치는 이중 턱까지, 마치 이렇게 만들어진 인형이 아닐까 생각될 만큼 맑고 깨끗한 잠든 모습이었다.
_권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