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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

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

도쿠나가 케이 (지은이), 민경욱 (옮긴이)
비채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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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85014647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4-11-11

책 소개

제12회 보일드에그즈 신인상 수상작. 낮에는 회사원으로 밤에는 만화가 지망생으로 성실하게 '이중생활'을 이어나가는 이십대 청춘 아야카와 자칭 '스파이'인 중년의 기무라가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며 벌어지는 코믹 첩보 드라마이다.

목차

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 7
보너스_내가 사랑한 스파이 193
작가의 말 249
옮긴이의 말 252

저자소개

도쿠나가 케이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82년 아이치 현에서 태어났다. 순정만화의 매력에 푹 빠져 초등학생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즐기고 가끔은 거기에 이야기도 붙이는 등, 늘 만화가를 꿈꾸는 소녀였다. 교토 대학에 진학해서는 프로 만화가의 어시스턴트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잡지사에 원고를 보내는 등 꿈을 향해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등단의 문턱에서 몇 번이나 좌절했고, 졸업과 동시에 직장생활까지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만화와 멀어졌다. 그러다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소설가라는 새로운 꿈에 도전했다. 일 년 반 뒤 완성한 생애 첫 장편소설 《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는 만화적 상상력과 유쾌한 이야기 전개로 호평받으며, 미우라 시온, 마키메 마나부 등 걸출한 작가를 배출한 ‘보일드에그즈 신인상’의 제12회 수상작이 되었다. 두번째 작품인 《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는 허름한 상점가의 특별할 것 없는 가타기리 주류 판매점을 배경으로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작은 기적과 감동을 담고 있다. 특히 전직(!) 만화가 지망생답게 책 곳곳에 수록한 삽화를 작가가 직접 담당하여 더욱 화제가 되었다. 현재 나고야에 살면서 활발한 집필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그 이름은 에스페란자》《XY》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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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옮긴이)    정보 더보기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했다. 일본문화 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했으며,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요시다 슈이치의 『거짓말의 거짓말』,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 『비정근』, 이케이도 준의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이사카 코타로의 『SOS 원숭이』,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 야쿠마 루가쿠의 『데스미션』,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 신카이 마코토의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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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이고, 미안합니다. 늦었네요!”
수업에 지각한 고등학생 같은 말을 내뱉으며 등장한 사람은 낯선 중년남자였다.
뭐야 저 녀석은, 하고 생각하는데 저 볼품없는 회색 양복, 백발이 섞인 머리. 글쎄, 어디선가 본 것 같다. 머리를 갸웃한 채 굳어 있는데 그 아저씨가 나를 보고 환하게 웃는다.
“아! 오늘 아침은 미안.”
호, 혹시……! 내가 기억을 더듬는 것과 동시에 오늘 아침 두번째 술렁거림이 센터 안에 퍼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잠깐, 뭐야 저 아저씨! 아야카, 무슨 일 있었어?”
히로미가 뒤에서 내 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녀가 소란을 피우는 소리가 귀에 들어왔지만 나는 경직된 채 움직이지 못했다. 원고를 보이고 말았다! 혹시 여기까지 협박하러 왔나? 온갖 생각이 난무하는 내 머리는 완전히 기능이 정지되었다.


“우리에게 센터장의 사생활을 캐라는 거죠?”
“뭐?”
지금 얘기가 그런 거였어! 흥분하는 나와는 전연 상관없이 흐흠! 하고 기침하는 여사.
“뭐, 굳이 얘기하자면, 그런 거지.”
아니, 굳이 얘기하자면? 자기가 한 말의 의미를 알고는 있는 거야? 그거 스토킹이라는 범죄 아니야?
“좋아요.”
시원하게 받아들이는 히로미를 보고, 나는 다시 한 번 말을 잃었다.
“자, 잠깐 히로미…….”
옆에서 다운코트를 잡아당겼지만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고 협상을 진행했다.
“그 대신…….”
“알았어. 그동안의 지각은 없는 걸로 할게.”
“좋았어요. 거래 성립!”
어둠 속에서 브이 사인을 그리는 히로미의 실루엣이 보였다. 이어서 여사의 목이 빙그르 내 쪽을 향한다.
“구에다 씨. 자기도 물론, 해줄 거지?”
어둠 속에서도 로즈핑크 색을 칠한 입가가 씩 올라가는 게 보였다. 등줄기가 얼어붙을 정도의 공포. 히죽, 이라는 의태어가 이토록 와 닿을 수 있을까. 자……잠깐만!


“…… 사람의 인생이란, 하룻밤만 공연되는 쇼 같은 거라고 생각해.”
“예?”
“자네처럼 젊은 사람은 아직 실감 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 같은 나이가 되면, 뭐랄까 나만의 ‘인생철학’ 같은 게 생기거든.”
“아, 예.”
또 느닷없이 무슨 말을 하나 싶어서 나는 애매하게 맞장구쳤다.
“내 철학에 따르면 말이야, 인생은 즐겁거나 즐겁지 않거나가 아니야. 즐거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지. 딱 한 번뿐이니까,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니까,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아깝잖아? 무대 위의 연기자처럼 진검승부를 내야 하는 거지. 게다가 전력을 다하는 데 있어서는 본인이 즐거워야 하고, 그게 제일 중요해.”
바로 그즈음에서 그는 왼팔을 크게 휘둘렀다.
“……그게, 센터장님의 인생철학.”
혹시, 이것이 조금 전 내 고민에 대한 대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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