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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5408026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o 사랑했던 시절 / 주윤하
· 시작
· 잃어버린 것들
· 크리스마스이브의 저주
· 여섯째 밤
· 적당한 시간, 적당한 사람
· 오빠의 부탁
· 그 여자, 그 남자의 사정
· 취향
· 그때의 내 마음을 난 이해할 수 있을까
· 옷장 정리
· 사랑이 찾아오다
o 생각과 표현 사이 / 김목인
· 사랑 노래로부터
· 일과 사랑과 리듬
· 육아 일기의 몇 페이지
· 결혼하니까 좋나요?
· 아버지의 시선
o 나만의 계절 / 연진
· 8월의 끝
· 약자의 연애
· 구인 광고
· 핑계
· 내가 좋아하는 색깔
· 우는 남자
· 맴맴
· 망고 반쪽
· 정신 승리
· 혼자서
· <이별 여행>
· 영어 수업
· 사랑한다는 말
· 저녁 초대
· 여행자
· 추운 날
o 바다 위에 내리는 눈 / 몬구
· 여권
· 가을 세탁
· 시작의 증거
· 고양이 시계
· 음식 남녀
· 다정하고 야한 사람
· 연애 애송이의 모래 수렁
· <하하하>
· 서로의 우주가 되어 주기로 해
· 하나뿐인 닮은 연인
· 이런 나를 왜 좋아하느냐고 묻는 그녀
· 바다에 내리는 눈
o 이영훈 이야기 / 이영훈
· 겨울밤
· 도미노
· 불가항력
· 일종의 투정
· 미도리
· 연애 시대
· 스타일
· 비지니스맨
· 독신(주의)
· 어려운 일
· 이별 후 뒤풀이
· 결심
· 친구 이야기
· 신파
리뷰
책속에서
오늘을 살고 있는 나는 어제의 나를, 그때의 내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는 걸까. 우습기만 한 기억 때문에 이제는 괜찮다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오해하며 사는 건 아닐까. 내 맘 같지 않던, 내 맘대로 되지 않던 그 시절엔 왜 그토록 많은 오해들이 있었을까. 진심은 통한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나는 여전히 전달 못 한 많은 진심들을 털어 내지 못했다.
(38쪽) 주윤하 '사랑했던 시절' 중에서
북적대는 환승역에서 인파 속에 떠밀려 가다 보면, 사랑이 우리 삶의 어디에 존재하는 건지 알려는 생각은 뭔가 허구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우리 몸에서 마음이 어느 부위에 있는 건지 알 수 없듯이 말이다. 대신 일이란 건 마치 간의 위치를 곧바로 가리킬 수 있는 것처럼 명확하다. 그래서 우린 일단 일의 시간에 맞추어 움직이고 열심히 걸어가게 된다. 바쁘게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갑자기 사랑에 대해 물으면 "글쎄……" 하며 어색해하는 건 당연하다. 우리가 마음의 위치를 그저 상징적으로 심장이라 알고 있듯, 사랑이 우리들 사이에 있다고 말하는 것도 그저 상징적으로만 느껴질 때가 있다. 홍보물 속 이웃 사랑의 캠페인이나 지하도에 붙은 선교 문구에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얼핏 보고 일단 일을 향해 걸어간다.
(63쪽) 김목인 '생각과 표현 사이' 중에서
아기 엄마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앙앙대는 딸을 달래러 가 보면, 어쩌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누워서 울고 있는 조그만 아가씨가 있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무장 해제되어 "아빠가 잘 보살펴 줄게" 약속하며 안아 올리게 된다. 잘할 수 있을지 그런 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저 잘해야 할 일이 시작된 걸 느낄 수 있을 뿐이다. 사랑이 이루어진 게 아니라 사랑이 시작된 것이다.
(73쪽) 김목인 '생각과 표현사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