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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5697017
· 쪽수 : 188쪽
책 소개
목차
글쓴이의 말_ 만남
좋아하는 세 가지|껌 딱지|동상이몽|행복|아르바이트|낙하|날아라 오징어|2006년 3월 3일, 날씨는 모름|어젯밤 숙제|따뜻한 감자|모시조개|깻잎|시내|심지|세상에 지고 있는 빚|선물|카타르시스|새벽 햇살|주문|오늘|아버지|라면|독서실|딸꾹질|그래도 지구는 돈다|8월의 연가|돈|B1407|꽃|송이버섯|머리카락과 나|아름다운 소녀|바람 닮은 아이|初夏雨|하늘 가까운|거울|양파의 마음|시간|97년, 어느 강의실에서|은행|약속|전복죽|도로가 애호박|ABCDEF…|하늘 땅 별 땅|땀|편지|나의 찻집|바람이 부는|심장|오아시스|나의 초등학교 시절|나는 누구?|그래, 이별|나의 어머니|마술|바다|갈망|잠자는 세 잎 클로버|따뜻한 겨울|얼굴|내 자리는…|초록 물고기|공부하는 아이|생일 축하|바람|타임머신|안녕이라는 말|도서관|유니콘의 발굽|몽롱한 오후|내가 찾아야 할 것|기지개|감사|만년설|겨울|검은 피|계란 아주머니|위로|주왕산|체리에게|빨간 대야|피망아 미안해|화해|도시락|사람이
책속에서
친구와 청계천을 걷다가 대화를 했다
“저기 오리다.”
그러자 친구가 말했다
“다 알바생이야, 원주민은 없어. 물고기도…”
하하하
난 지구에 무슨 알바를 하러 왔을까?
―<아르바이트> 전문
뜨겁게 끓고 있는 양철냄비에 봉지를 뜯어
너를 넣으면 공기방울이 보글보글
난 그 때 네가 살아 있음을 알았지
갖은 양념과 수프를 네 위에 부으면
새로운 세상이 피어나듯 너의 얼굴은 화장을 하고
익숙한 향내에 젖어드는 너
너는 그렇게도 맛을 내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지
커다란 국자로 냄비를 휘저어 한껏 건지면
나의 입에선 성급한 침들이 자연스레 고이고
난 그저 국물 한 그릇에
인심을 내어줄 수 있었다
네가 이 세상에 없었다면
아마도 젓가락들이 가장 서운했을테다
사랑한다면
너희처럼
―<라면> 전문
방안에 떨어진 머리카락에게 물었다
“너에게 생이란 무엇이니?”
머리카락이 말했다.
“너와 함께 했다는 것 이외엔 나도 모르겠어.”
나는 생각했다
‘난 지금까지 아무 생각 없이 너를 털어냈는데,
너에겐 그게 전부였구나…’
사랑은 앎음답다
―<머리카락과 나>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