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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5818214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16-01-12
책 소개
목차
416단원고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2학년 10반(10권)-팥빙수와 햇살
구보현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가끔 두려워
권지혜 미소 천사 지혜
김다영 간직해 줘요, 깨알 편지에 새긴 내 무늬
김민정 태어나 줘서 고마운 아이, 민정이
김송희 엄마랑 같이 행복하게 산다더니
김슬기 “빨리 와, 나 화장실 가야 해”
김유민 다시 태어나도 엄마와 함께
김주희 짧은 생애 그러나 큰 기쁨을 주었던 김주희를 기억하며
박정슬 마음을 담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가영 더 가까이, 더 따듯하게!
이경민 갱이 이모
이경주 “혼자 우는 친구가 있다면 늘 그 옆에 있고 싶다”
이다혜 다 덤비라고 해, 나 이다혜야!
이단비 참 행복한 아이, 단비
이소진 그래도 나는 동생이 좋아
이해주 춤 잘 추는 영원한 반장
장수정 내 카페에 오는 사람들에게 천국을 보여 주고 싶다
장혜원 팥빙수와 햇살
책속에서
엄마는 지혜가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는 즐겁게 인생을 살아가는 아이이길 바랐다. 운동, 춤, 노래, 그림, 피아노 연주, 그 무어든 지혜는 쉽게 배우고 놀이인 양 즐겼다. 지혜는 엄마를 따라 평화의 집에 봉사 활동을 갔다. 어려서부터 엄마 따라 봉사 활동을 다니고, 시립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요양원 같은 곳에 위문 공연을 가곤 해 봉사활동이 낯설지 않았다. 평화의 집 할머니들은 지혜 손을 감싸 쥐며 반겨 주었다. 엄마와 함께 청소며 점심 배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혜는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물고 할머니들께 “다음 주에 또 올게요” 인사를 했다.
18살 봄, 수학여행 가는 날. 지혜는 커다란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엄마, 나 보고 싶다고 울면 안 돼. 내가 제주도에 가서 날마다 사진 찍어 보내 줄 테니까 그거 보면서 웃어. 알았지? 내일은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이니까 내가 제주도에 도착해서 꼭 전화할 거야. 그러니까 내 전화 기다려.” 엄마를 향해 손을 흔드는 지혜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416단원고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2학년 10반(10권) 《팥빙수와 햇살》 권지혜 <미소 천사 지혜> 중에서_33p
난생 처음 가족과 떨어져 멀리 수학여행을 가게 되니 어릴 적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했던 여행이 많이 생각나요. 할아버지는 바쁜 엄마를 대신해 제게 많은 걸 보고 듣고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셨잖아요. 생각나세요? 소금강 갔을 때 말이에요. 한참을 가도 목적지가 나오지 않아 정말 힘들었잖아요. 길도 잘 몰라 헤매고 있는데 제가 핸드폰으로 길을 찾아서 끝까지 갔던 그 여행.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이제는 마냥 따라 다니기만 할 게 아니라 제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셔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떤 책임감 같은 게 생긴 여행이었어요. 정말 두 분 덕분에 강원도, 전라도, 경주, 여수, 설악산 등등 안 가 본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곳을 다녔던 것 같아요. 저만큼 여행을 많이 가 본 아이도 드물 거예요. 그래서 항상 감사해요.
제가 이렇게 밝게 자랄 수 있었던 건 다 할아버지 덕분인 것 같아요. 할아버지는 작은 일에도 항상 칭찬해 주시고, 언제나 ‘공부는 못해도 인성이 바르면 된다’, ‘우리 큰악씨가 최고야!’, ‘정슬이는 할아버지에게 영원한 일등’ 이렇게 말씀해 주시잖아요. 그런 말씀이 제게는 무엇보다 큰 힘이 돼요.
그리고 할머니가 아니었으면 지금처럼 건강한 정슬이는 없었을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어렸을 때 천식 때문에 심하게 기침을 할 때마다 할머니가 얼마나 마음 아파하셨는지도 알아요. 기침하는 저를 안고 달래 주시던 게 기억나요. 할머니가 열심히 병원에 데리고 다니며 치료받게 해 주신 덕분에 지금은 이렇게 키도 크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잖아요. 감사해요, 할머니.
-416단원고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2학년 10반(10권) 《팥빙수와 햇살》
박정슬 <마음을 담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중에서_121p
가영이는 살아 있는 동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동물원은 가영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었다. 동물원에 가면 가영이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하늘을 나는 새처럼 신이 나서 활개를 치고 다녔다.
초등학교 때 처음 간 서울대공원 곤충 체험관에서 겁도 없이 곤충들을 만져 엄마를 놀라게 하더니, 구렁이 두 마리를 서슴없이 몸에 두르고 입을 맞추기도 했다 .
“아휴, 징그럽지 않아? 나는 보기만 해도 섬뜩하니 무서운데……”
엄마 말에 가영이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독도 없고 물지도 않는다는데 왜? 가만히 봐 봐. 다들 귀엽고 예쁜 데가 있어.”
그러면서 얘는 눈을 봐라, 얘는 한번 만져 봐라 하며 엄마를 이끌었다 .
중고등학교 때는 뜻 맞는 친구들과 함께 동물 카페를 즐겨 찾았다. 그러고도 남는 아쉬움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친구네 집에 놀러가는 걸로 채웠다. 가영이 휴대폰 앨범 속에는 동물들 사진이 가득했다. 가영이가 오다가다 만나 직접 찍은 강아지나 고양이 사진과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사진들이었다. 가영이는 틈만 나면 그 사진들을 들여다보며 흐뭇해했다. 가영이는 사육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막연하던 꿈은 대학 탐방으로 호서대 동물학과를 다녀온 뒤로 더욱 단단하게 굳어졌다.
“정 많은 데다 동물들 좋아하니 잘 맞겠네.”
아빠는 적극 찬성했다. 하지만 엄마는 못내 아쉬웠다.
“그게 보통 힘든 일이야. 더 편한 일도 많은데……”
엄마는 가영이가 손재주를 살려 조금이라도 편한 직업을 갖길 바랐다. 그렇다고 가영이의 뜻에 반대하지는 않았다. 엄마 생각에도 가영이라면 동물들을 지극정성으로 잘 보살필 거 같았다.
“네가 키우고 싶다던 새가 뭐였지? 가을에 이사 가면 키워. 다른 건 나중에 네가 독립하면 그때 네 마음대로 키우고.”
그 말에 가영이는 엄마를 와락 껴안았다.
“정말? 정말? 우와, 엄마, 고마워.”
가영이는 날이 밝으면 떠날 수학여행만큼, 여름에 엄마와 함께 가기로 한 춘천 여행만큼, 가을에 새로 맞이할 앵무새가 기대되었다.
-416단원고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2학년 10반(10권) 《팥빙수와 햇살》
이가영 <더 가까이, 더 따듯하게> 중에서_13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