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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86602355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18-02-05
책 소개
목차
칫솔을 바꿀 타이밍
조심하세요, 조심하세요, 그래도 마음껏 즐기고 오세요
참 과테말라다운 이야기
라틴 모드 체인지
그링고의 치킨 따위
부탁이니까 좀 쉬어요
참새 눈물 같은 돈을 모으느니
전생을 돌아보는 투어
마스 오 메노스, 마스 오 메노스, 포코 아 포코, 포코 아 포코
떨어지는 남자와 구르는 남자
신발과 애인
미각보다는 착각
시간을 달리는 가족
누구에게든 들으라는 듯이 짓궂게
기분이 좋으실 때, 마그마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
술도 담배도 신의 소유물
쓸쓸한 건 아니에요, 그렇다고 쓸쓸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요
우리 마스터의 커피
리뷰
책속에서
박정한 누나에게도 사정은 있었다. 당시 나는 또 나대로, 내가 머물 곳을 간신히 발견해 거기에 푹 빠져 있었다. 십대 끝자락에 묘한 인연으로 극단에 들어가 연극을 만났다. 내가 무대에 서기만 해도 웃음이 터졌다. 내게 사람들의 웃음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라지도 않았는데 텔레비전 광고 제안이 들어와 그때까지 부담스럽기만 했던 못생기고 각진 얼굴이 웃음뿐만 아니라 돈도 그럭저럭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알았다. 먼지를 뒤집어쓴 잡동사니가 알고 보니 조그만 보석이었음을 발견한 행복이었다. 일이 계속해서 들어오다 보니 가족 중 하나가 소식이 끊어졌다고 걱정할 여유가 없었다.
_「칫솔을 바꿀 타이밍」
건조한 공기를 통과해 온 태양 빛을 받으면 모든 사물이 스스로 빛깔을 내듯이 튀어 보인다. 동생과 함께 와서 처음 시장의 풍경을 봤을 때, 너무도 밝고 색이 다채로워서 현기증이 일 정도였다. […] 선주민들이 주로 일하는 시장에는 눈이 휘둥그레지는 밝음 속에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색이라는 색이 몽땅 정신없이 춤춘다. 색, 색, 색. 원색의 생생한.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토마토의 빨간색, 민족의상의 남색이 각각 주먹을 쥐고 날아드는 인상이었다. 배경이 되는 하늘도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참으로 선명한 파란색이었다. 목이 쉬도록 “파랗다!”라고 외치는 것만 같았다. 나는 흥분하다 못해 “대단하다. 색의 집중포화야!”라고 말하고 바로 아차 싶었다. 동생은 약간 색각이상이 있다.
_「그링고의 치킨 따위」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스페인어를 만들어도 잉그리 선생님은 늘 느긋하게, 달래듯이 저 말을 반복했다. 리듬감 좋고 울림이 경쾌하고 가벼운 그 말은 마치 마법의 주문처럼 나를 침착하게 해주었다.
“마스 오 메노스, 마스 오 메노스(뭐, 대충은)…….”
“포코 아 포코, 포코 아 포코(조금씩 조금씩)…….”
어느 나라의 말을 배우더라도, 또 어느 나라에서 살더라도 유용한 주문이다.
_「마스 오 메노스, 마스 오 메노스, 포코 아 포코, 포코 아 포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