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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87100638
· 쪽수 : 388쪽
· 출판일 : 2018-11-20
책 소개
책속에서
나는 허언증 환자도 아니고 재미 삼아 거짓말을 하지도 않는다. 내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항상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 나는 거짓말의 무게에 중압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잘한다. 중요한 건 그뿐이다. 거짓말과 나는 더 나은 삶을 원한다는 것. 아니, 거짓말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근사한 삶이다.
“스티븐, 그러지 마.” “로지 수녀님인가 그렇다며?” 그는 나를 더 세게 붙잡았다. “스티븐, 제발.” 나는 숨을 쉬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 죽는 거 아닌가. 숨을 쉬지 않으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궁금했다. 그는 다시 쿡쿡거리며 웃었지만 이번에는 꾸르륵거리는 소리에 더 가까웠다. “괜찮아, 이 뻔순아. 네가 어떤 식으로 사기를 치고 다녔는지 엄마한테 다 들었어.” 그는 놓았다가 생각을 바꾸고 뒤에서 머리채를 잡았다. “내가 죽었다고, 응?” 엄마한테 들었다고? 엄마가 설마 또? “스티븐!” 엄마의 얼굴이 벌써부터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오른손으로 내 머리채를 잡은 채 사이드 테이블로 왼손을 뻗어서 술잔을 집었다. “이 사기꾼.” 그는 내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꿩도 먹고 알도 먹는 거잖아. 광신도 수녀한테는 동정을 듬뿍 얻고 같은 반 친구한테는 절대 비밀로 하고. 그러니까 내가 너랑 같이 등장하더라도 아무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겠지.” 그는 술을 꿀꺽꿀꺽 들이켰다.
모건이 싱가포르 슬링을 또 한 잔씩 들고 왔다. 그들은 두 번째 잔까지 비우고 댄스 플로어로 향했다. 네 곡을 추었을 때 귀에 익은 목소리가 올리비아를 불렀다. “뭐야, 언제 봐도 눈부신 미스 섬너잖아!” 매트 홀베크가 그들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왔다.
“매트!” 올리비아는 키가 190센티미터에 육박하는 매트를 어렵사리 끌어안았다. “진짜 오랜만이다! 옥스퍼드에 있는 줄 알았더니. 쫓겨났어?” “며칠 지내러 온 거야. 네가 얼굴을 비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얼굴을 비쳤지.” 올리비아는 요란한 목소리로 모건과 클레어에게 그를 소개했고 케이트와 조니가 나중에 합류하자 그들에게도 소개했다. 남학생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동그랗게 서서 춤추던 그들의 대형이 넓어지고 이리저리 뒤엉켰다.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한 남학생은 술을 좀 더 가져오라는 임무와 함께 급파됐다. 올리비아와 케이트는 요란한 일렉트로팝이 흘러나오자마자 윈터페스트 행사 때 선보인 댄스를 재현했다. 같이 춤추던 남학생들이 모두 진심 어린 환호성을 질렀다. 다른 여학생이 가까이 접근할 때마다 케이트는 패션 품평으로 올리비아를 즐겁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