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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87150282
· 쪽수 : 24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그날 그를 울게 한 맛
옮긴이의 글·식탐(食貪)이 식탐(識探)으로 바뀌는 지식 만찬
물 건너온 음식들의 식탁 정복기
악취의 품격
그 시절을 버티게 해줬던 영혼의 음식
문명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탄생한 달콤함
화혼양재, 일본 근대화 전략이 돈가스 속으로
끝 부분의 황홀함
물양갱 에로스
카레 진화론
사람·기억·정서의 다리, 후각
여무는 계절
시대가 맛보게 해준 일생일대의 맛
진짜를 넘어선 가짜
맛을 본 만큼 성숙하는 미각
빵에 담긴 뜻밖의 역사
생존을 위한 이유 있는 편식, 푸드네오포비아
만물의 영장으로 거듭나게 한 요리 본능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비울수록 더 차오르는 여백의 미학
미완이기에 오래도록 기억 속을 떠도는 첫사랑의 심리학
행복의 배분
흩날리는 벚꽃 따라 아버지의 시대가 저물었다
끼니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공복의 미학
에필로그·잘 먹었습니다!
리뷰
책속에서
나는 무언가 먹으려는 순간 묘한 감정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어떤 음식의 맛과 향을 접했을 때, 예전에 어디에선가 느꼈던 즐거움이나 애틋함이 온몸에서 솟아 나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음식을 입에 넣었을 때, 그 날 그때의 기분이나 인상을 함께 먹게 된다. 그것은 음식과 함께 입으로 들어가 몸속 깊은 곳에 축적된다. 그리고 어느 날 같은 맛 혹은 비슷한 맛과 만나면, 책 사이에 끼워둔 책갈피 끈을 잡아당겨 페이지를 폈을 때처럼 맛의 감정이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_ ‘에필로그 : 잘 먹었습니다!’
돈가스는 1200년에 걸친 육식금지령이 해제된 후 일본에 들어왔다. 믿기지 않지만 일본에는 675년 덴무 천황이 육식금지령을 내리면서 네 발 달린 포유류를 먹을 수 없던 기나긴 시절이 있었다. 육식을 금지한 표면적 이유는 국교인 불교에서 육식을 금지했기 때문이었지만, 사실 목적은 따로 있었다. 쌀의 안정적인 생산과 전투력을 확보하기 위해 소나 말 같은 가축을 먹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고기를 먹다 발각되면 섬으로 귀양을 보냈을 만큼 육식을 엄격하게 금지했다.
메이지유신을 거쳐 서양 문화가 들어오면서 서양의 육식 요리도 함께 일본에 상륙했다. 1871년 12월 텐노 천황은 육식금지령을 해제했다. 일본인보다 큰 서양인들의 체구에 자극을 받아 육식금지령을 풀었다.
먹거리에 대한 오랜 억압이 풀렸으니 사람들이 대대적으로 환영했을 법한데, 예상밖에 엄청난 반발에 부딪혔다고 한다. 육식 해금을 반대하는 쪽 자객이 천황 거처에 잠입해 암살을 시도하다 붙잡히는 사건까지 있었다. 자객들은 천 년 넘게 고기를 먹지 않아 깨끗해진 일본의 정신과 영토가 더럽혀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천왕 암살을 기도했다고 밝혔다.
_ ‘화혼양재, 일본 근대화 전략이 돈가스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