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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유교철학/주역 > 공자/논어
· ISBN : 9791187481188
· 쪽수 : 430쪽
· 출판일 : 2017-03-1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1부 공자의 생각
1장 도(道)
도(道), 세상의 주인으로서 인간이 가야 할 길
공자는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사해 안은 모두 형제다
공자는 정말 주역을 공부했을까?
공자는 죽음과 귀신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2장 학(學)
공자에게 배움은 어떤 것이었을까?
천상지탄(川上之歎), 어떻게 읽을 것인가?
공자의 마음가짐은 명경지수와 같았을까?
유교무류, 가르침에 차별이 없다
단장취의, 공자에게 시는 도구일 뿐
3장 인과 예
효와 우애는 인의 근본일까? 인을 행하는 근본일까?
극기복례위인, 인은 무엇이고 예는 무엇인가?
4장 정치
수신과 위정, 자기를 닦아서 남을 평안케 한다
공자의 정치노선은 진보일까 보수일까?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
2부 공자의 일생과 제자들
5장 공자의 일생
공자의 출생과 가족관계
성장과정: 공자는 누구로부터 배웠는가?
장년: 공자는 노나라의 사구司寇를 지냈을까?
13년간의 주유: 왜 반란군에 가담하려 했을까?
귀국, 그리고 임종
6장 공자의 제자들
꾸중만 들은(?) 재아
칭찬만 받은 안연
공자에게 말대꾸하는 유일한 제자 자로
불행히도(?) 안연과 같은 시대에 태어난 자공
법통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증삼
공자로부터 파문당한 제자 염유
공자로부터 소인이라고 꾸중 들은 번지
소인 같은 선비가 되지 말라고 가르침 받은 자하
공자의 다른 제자들
저자소개
책속에서
정이程頤(1033-1107)나 주희에게 공자의 도는 세상에 실행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도는 삶을 순조롭게 하고 죽음을 편안하게 하며 생사에 대해 어떤 한도 남기지 않게 하는 진실한 이치다. 황간의 『논어의소』에 인용된 난조의 말 대로 한다면 세상과는 무관하게 자신만을 구하기 위한 것이다爲濟身. 즉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의 숙명적 고민을 극복하게 해 주는 그 어떤 진리다. 그것은 세상 누구나 알 수 있는 그런 평범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한 번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비록 바로 그날 저녁에 죽게 되더라도 여한이 없게 되는 것이다. 알아듣는 순간 생사를 초월할 수 있게 되니까. 그러나 진실로 얻어 들어야지 잘못 얻어 들으면 안 된다. 잘못 얻어 들으면 생사도 초월하지 못하면서 공연히 목숨만 잃게 될 뿐이다.
정이와 주희의 해석에서는 세상에 대한 근심, 백성에 대한 근심은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다. 오직 생사의 괴로움을 초월하고자 애쓰는 수도자의 모습만 남아 있을 뿐이다. 정이나 주희가 그리는 공자의 모습은 보리수나무 아래 앉아 윤회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석가모니의 모습이요, 다산의 표현에 의하면 선방에 앉아 조주趙州(778-897)의 “뜰 앞의 잣나무庭前柏樹子”(어느 중이 조주에게 물었다. “달마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입니까?” 조주가 답했다. “뜰 앞의 잣나무다.”)를 화두로 삼아 용맹정진하는 선승禪僧의 모습이다. 정이나 주희같은 성리학자들이 결국 공자를 절의 화상和尙으로 만들고 말았다.
정이나 주희를 비롯한 성리학자들의 생각은 분명하다. 천하 만물이 인의예지의 본성을 타고 났기 때문에, 측은, 수오, 사양, 시비의 마음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처럼, 인을 타고 났기 때문에 효와 우애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효와 우애가 인을 행하는 근본이라고는 말할 수 있어도, 효와 우애가 인의 근본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오히려 거꾸로 인이 효와 우애의 근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산은 인仁의 근본과 인을 행하는爲仁 근본을 그처럼 뚜렷이 구분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즉 인의 근본이면서 인을 행하는 근본이라는 말이다.
자공이 말했다. “만일 널리 백성에게 은혜를 베풀고 능히 뭇사람을 구제한다면 어떻습니까? 인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인仁에 그치겠느냐. 꼭 말한다면 성聖일 것이니, 요순조차도 아마 어렵게 여기셨을 것이다. 무릇 어진 자는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서게 해 주며, 자기가 두루 통하고 싶으면 남도 두루 통하게 한다. 능히 가까운 것에서 비유를 취하는 것이 인仁의 방법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子貢曰, 如有博施於民而能濟衆, 何如. 可謂仁乎. 子曰, 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其猶病諸. 夫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能近取譬, 可謂仁之方也已. 「옹야」
자공은 남에게 널리 베푸는 것이 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자는 생각이 달랐다. 그것은 좋기는 하지만 너무 어려운 일이다. 천하의 성인이라는 요순도 어려워한 일이다. 인은 내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서게 해주며, 내가 두루 통하고 싶으면 남도 두루 통하게 해 주는 것이다夫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선다는 것立은 독립된 인격체로서 서는 것이고, 두루 통한다는 것達은 사방에 막히지 않고 두루 통하는 것이다. 즉 내가 독립된 인격체로서 사방에 두루 통하고 싶으면, 나만 혼자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남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