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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88039067
· 쪽수 : 596쪽
· 출판일 : 2017-08-04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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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보이스피싱 영업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상대를 이쪽 페이스에 말려들게 하는 것이다. 일상을 무너뜨리고 비일상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나면 상대방을 단숨에 밀어붙이고 또 밀어붙여서 압박한다. 상대방 반응을 신경 쓰다가는 도리어 틈을 드러내 상대가 평상심을 되찾고 만다. 도모키 팀에서는 고사카가 실수해서 놓친 표적도 적지 않았으니 그가 사라진 것은 행운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럼 바로 팔십팔 번부터 갑니다.”
도모키는 니시카와와 야기에게 말하고 영업용 대포폰을 손에 든다. 영업할 때는 일어서서 하는 것이 이 영업소의 정해진 규칙이다. 그래야 배에서 소리가 나오고, 표적이 노인이 많다 보니 목소리가 큰 편이 좋다.
그런 가운데 마키시마는 한번 수사 분야의 이단자가 된 탓에 현장을 통솔할 때나, 위에서 강압적으로 휘두를 때에도 그렇게 신경을 갉아먹지 않았다. 자기 주위에 떠다니는 작은 불만이나 악의를 흘려보내거나 때로는 제거해 버리면서 그저 수사 진전과 사건 해결을 위해 할 일을 한다는 자세로 있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그렇게 결과를 내 버리면 마키시마의 실력을 인정해야 하는 분위기가 생기고, 그것을 탐탁지 않게 보는 시선도 생기는 법이다. 배드맨 사건 수사 중에도 수사1과의 자존심 높은 자들에게는 상당한 압력이 들어왔다. 사건이 해결되면서 그들의 불만도 깨끗하게 사라졌겠지만, 어떤 응어리가 남아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아이의 영리 유괴는 중죄예요.”
“어른의 영리 유괴도 중죄야.”
아와노가 되받아치자 다케하루가 “그렇긴 하네.” 하고 웃었다.
“너는 처음부터 체포될 생각으로 하려는 건가?”
“아니, 딱히 그런 건 아니지만…….”
“아이에게 손대는 것은 비겁하다 이거야?”
그 말은 자신이 느끼는 바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해서 도모키는 부정하지 않았다.
“뭐가 비겁하고 뭐가 비겁하지 않은지 선은 어디에 그어져 있지?” 아와노가 따진다. “보이스피싱도 충분히 비겁하지 않나? 죄 없는 노인네를 속여서 몇백만 엔을 등친다……. 우리는 그 짓을 태연히 해 왔어. 네 안에서 그에 대한 선 긋기는 분명히 했나?”
도모키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직감으로 이건 할 수 있다, 못 한다로 판단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