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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88039074
· 쪽수 : 492쪽
· 출판일 : 2017-10-16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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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나는 그림을 그만둘 수 없다. 나는 정말로 화가의 손을 가졌다. 네게 물어보자. 내가 그림을 시작한 이후로 한 번이라도 의심하거나 망설이거나 흔들린 적이 있었니? 내가 계속 밀고 나갔다는 건 너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나는 그 전투에서 차츰 더 강해졌다. 동봉한 스케치 얘기로 다시 돌아가자. 그 그림은 빗속에 모래언덕에서 그렸다. 나는 진창이 된 거리에 서서 온갖 잡음과 혼란 속에서 작업했다. 내가 ‘움직이는’ 대상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너에게 그 그림을 보낸다.
나는 종종 지독하게 우울하고, 짜증나고, 간절하게 공감을 갈구한다. 그러다 그것을 얻지 못할 때면 무심하게 행동하려 노력하면서 날카롭게 말하고, 심지어 불난 데 기름을 끼얹는 행동을 하곤 한다. 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걸 좋아하지 않으며 종종 사람들과 섞여 이야기를 나누는 게 고통스럽고 힘겹게 여겨진다. (……) 아무 의사에게든 물어봐라. 그러면 추운 거리나 야외에서 지새운 밤들, 빵을 얻어야 한다는 불안감, 내가 직업이 없다는 데 대한 끊임없는 중압감,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소원해진 관계, 이런 것들이 적어도 내 특이한 성질의 사분의 삼을 만들어냈으며, 그런 불유쾌한 기분이나 우울한 시간들이 그 탓임에 틀림없다고 즉시 이해할 것이다.
물감들이 어우러지면서 생겨나는 아름다운 색조를 항상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 즉 자신의 팔레트와 색의 조화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것은 노예처럼 자연을 기계적으로 따르는 것과 크게 다르다. 다른 예를 하나 들어볼까. 내가 잎이 샛노랗게 물든 나무가 늘어선 가을 풍경을 그린다고 가정해보자. 그럴 때 내가 그 그림을 노란색채의 교향곡으로 만들겠다고 구상한다면 그림의 기본이 되는 노란색이 실제 나뭇잎의 노란색과 똑같은지 아닌지가 뭐 그렇게 중요하겠니?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단다. 모든 것은 하나의 동일한 색이 갖는 무한히 다양한 색조에 대한 나의 지각에 달려 있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