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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88152209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8-01-15
책 소개
목차
1. 작은 돌 선생님
2. 마법의 다리
3. 쌀 다섯 홉, 콩 한 되
4. 작별
5. 꽃 그림
6. 달밤의 게
7. 날갯짓
8. 설상가상
9. 울보선생님
10. 어느 맑은 날에
책속에서
이건 마치 미치광이가 웃기도 하고 화내기도 하는 것 같았다. 단번에 외워버렸고, 그날부터 커다란 유행이 되어버렸다. 누구 하나 그 용감하고 씩씩한 가사로 불러 남선생님의 뜻에 따르려 하는 아이는 없었고, 이이이이무이미―하고 불렀다.
그녀의 어머니도 그랬다. 그리고 6명의 아이를 낳았다. 다섯째까지가 여자였기에, 그것이 자기 혼자만의 책임이라도 되는 양 남편 앞에서 기를 펴지 못했다. 그런 환경이 고토에에게도 영향을 주어 그녀도 소심한 여자가 되었다. 남편을 따라서 매일 바다로 나가는 어부의 아내는 여자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햇볕에 탄 얼굴을 하고 있으며, 바닷바람에 시달려 머리는 적갈색으로 푸석푸석하다. 게다가 거기에 불평불만은 없었다는 듯, 자신이 걸어온 길을 딸에게 다시 걷게 하려하고 있으며, 딸도 그것을 당연한 여자의 길이라고 알고 있다. 거기에는 고인 물이 흐르는 물의 청량함을 모르는 것과 같은 구태의연함만이 있었다. 정직하기만 한, 가난한 어부 일가에게는 그것이 가장 원만하고 만족스러운 일인 것일까 하고 혼자 답답해하는 오이시 선생님이었다. 그렇기는 하지만 고토에를 고등과에 진학시킨다고 해서 가난한 어부 일가의 생각이 단번에 바뀌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자,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쉴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이래도 되는 걸까 싶은 의문이 들자, (중략) 그런 것일까? 교실 안에서 국정교과서를 통해서 관계를 맺는 것 외에는 허용이 되지 않는 뻔한 교사와 학생의 관계, 설령 학생이 먼저 벽을 넘어온다 할지라도 솜씨 좋게 몸을 피하지 않으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함정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했다. 모두의 눈과 귀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의 비밀을 듣고 찾아내려 하게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사람의 목숨을 벚꽃에 비유하여 지는 것만이 젊은이의 궁극적인 목적이자 끝없는 명예라고 가르쳤기에 그렇게 믿고만 있던 아이들이었다. 일본 전국의 남자아이들을, 적어도 그 생각에 근접하게 하고 믿게 만드는 것으로 방향이 잡혀 있던 교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