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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88285662
· 쪽수 : 548쪽
· 출판일 : 2019-03-22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건 아니에요.”
“뭐가 아니라는 거지?” 그는 물었다. 자신의 삶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게 바로 문제가 있다는 증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그래서 그는 버스에 올라탔다. 북서쪽 국경마을이 종점인 버스. 규칙은 규칙이니까. 그 규칙은 반드시 지켜졌을 것이다. 만일 두 번째로 멈춰 선 휴게소에서 그가 산책에 나서지 않았다면. 그 산책길에서 전당포 앞을 지나치지 않았다면. 그 전당포 진열창에 놓여 있는 반지가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리처가 주먹을 풀었다. 그 손바닥 위에 놓인 반지, 웨스트포인트 2005. 정교한 금세공, 검은 돌, 아주 작은 사이즈.
지미 랫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반지가 처음 보는 물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의 두 눈이 말해주고 있었다.
리처가 말했다. “‘미합중국 군사학교’. 웨스트포인트의 또 다른 이름이지. 바로 그 이름 속에 단서가 있어. 처음 두 단어, 미합중국. 따라서 이건 연방 차원의 사건이라는 얘기야.”
“경찰이신가?”
“아니, 하지만 저 공중전화에 먹여줄 25센트짜리 동전은 있지.”
그때 의자 주인이 화장실에서 돌아왔다. 그가 리처 뒤에 멈춰 섰다. 그가 양팔을 활짝 벌렸다. 그 과장된 몸짓이 묻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이자는 누구야?’
리처의 두 눈이 각기 다른 피사체에 꽂혔다. 오른쪽 눈은 지미 랫의 얼굴, 왼쪽 눈은 정면의 창문. 머리 뒤에 눈이 달려 있어야만 뒤쪽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지미 랫이 말했다. “그 의자는 주인이 있어.”
“알아, 나야.” 리처가 말했다.
“5초 주지.”
“난 대답을 듣기 전에는 일어나지 않을 거야.”
“오늘 밤에는 뭔 짓을 해도 행운이 따라줄 것 같나?”
“내게 행운 따위는 필요 없어.”
나카무라는 그 테이블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 그녀가 문을 밀고 들어갔다. 그녀의 테이블에는 이미 다른 손님이 앉아 있었다. 남자였다. 다 먹지 않은 베이컨과 계란프라이 접시가 반쯤 찬 커피잔에 자리를 양보한 채 한쪽으로 밀려나 있었다. 단정한 용모의 사내였다. 고급 소재의 짙은 색 정장, 와이셔츠와 넥타이, 깔끔하게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 50을 넘긴 나이인 건 분명했다. 하지만 얼마나 넘겼는지는 어림할 수 없었다. 서리가 내리지 않은 갈색 머리. 주름살 없이 매끈한 얼굴. 어쩌면 60대일 수도 있다. 아니, 70대일지도 모른다.
남자는 창문을 통해 빨래방을 지켜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