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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인생

하창수 (지은이)
청색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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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인생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9176860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2-08-10

책 소개

35년 동안 작가로 살아오면서 한 문장 한 문장 길어 올린 지혜와 통찰의 파노라마. 영원히 규명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할수록 책상에 앉아 한 문장 숙명 같은 언어를 이어가는 작가는 다음 생을 위해 공덕을 쌓듯 써야 한다는 애틋한 기원을 갖고 있다.

목차

5 인생을 시작하며

1부 | 시간을 꺾다

15 마음에 새기다 | 16 지혜의 나이, 나이의 지혜 | 19 간 | 20 웃음 | 22 수수께끼 | 23 싸움 | 24 문학과 담배 | 26 결핍의 의미 | 28 화 | 29 술 | 30 갇힘과 열림 | 31 파마머리 문사 | 32 고독의 가치 | 33 시詩를 얻다 | 36 공부 | 38 속임수 | 40 양심교과서 | 43 성직자, 여행가, 그리고 소설가 | 45 기도 | 46 적막한 언어 | 47 제자리돌기 | 48 파다 | 49 돕다 | 52 정의justice에 대하여 | 55 희망한다는 것 | 57 존 | 59 꿈 | 60 생명 | 61 함정 | 62 몸 | 63 잠 | 64 합리적인 합리 | 65 표정 | 67 우주 | 68 거장들의 고집 | 70 마지막 문장 | 71 진실 | 72 꾼 | 73 음악가 파스테르나크 | 74 채식주의 | 76 문 | 77 작품과 물건 | 79 생존 | 80 신성 | 81 정말 중요한 것 | 83 최선 | 84 사랑 | 85 원願 | 88 서점 | 90 생각하다 | 91 지켜보다 | 92 소망을 이룬다는 것 | 94 이해, 고통을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

2부 | 오래도록 기다린 이유

101 비애 | 102 물리적이지 않다는 것 | 103 제어하다 | 104 암흑의 연대 | 105 존재에로 가는 길 | 107 글쓰기의 어려움 | 109 철인哲人의 연인 | 110 지다 | 111 조의 사랑 | 114 다시, 사랑 | 115 보이지 않다 | 117 열다 | 118 아프다 | 119 물을 수 없다는 것 | 120 닮았을 뿐, 다른 존재 | 122 공정한 게임 | 124 디스토피아 | 126 절망 | 127 본분 | 129 통독通讀 | 130 비판 | 131 잘못 | 132 쓰임 | 133 돌이킬 수 없는 | 134 냉혹한 전망 | 135 겉핥기 | 137 청소 | 138 법에 대한 오해 | 140 하다 | 141 진실 | 142 지키다 | 145 아름다운 독자 | 146 멘탈 | 149 문학 | 151 ‘태우다’와 ‘타오르다’의 차이 | 155 부질 | 156 준령의 문학 | 157 남자, 들 | 159 물러서다 | 161 뒤집어지다 | 162 알다가도 모를

3부 | 저물녘에 읽은 신화

167 겐세이 정치학 | 170 영화라는 오락 | 174 가난은 ‘그’의 책임이 아니다 | 177 알 수 ‘있는’ 사람의 마음 | 180 공부벌레 이야기 | 183 소설과 소설 | 186 성 불평등의 역사 | 189 병역, 면제와 기피 사이 | 192 유럽의 강들로부터 | 200 인간의 조건 | 203 의료사회주의 | 207 『벽암록』 읽는 시간 | 217 악플의 인류학 | 220 시간이 없다 | 223 누가 책을 두려워하는가 | 227 모를 권리 | 230 선다형 문제풀이 | 233 “소설 쓰고 있네”라는 말이 옳지 않은 네 가지 이유와 세 가지 확신 | 237 부모의 사랑이라는 절대적이고도 상대적인 철학 | 241 간신의 용도 | 245 기울어진 저울 | 249 마음의 물리력 | 253 합리적 의심의 두 얼굴 | 257 책의 값 | 260 번역, 외롭고 고단한 | 264 겸손과 예의를 묻다 | 267 값어치 이야기 | 271 자두나무 아래서 | 275 나이 듦을 생각하다 | 278 마지막은 없다

저자소개

하창수 (옮긴이)    정보 더보기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한국일보문학상·현진건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헤밍웨이·포크너·피츠제럴드·웰스·키플링 등 영미문학사 주요작가들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긴 번역가이다. 그 외 옮긴 책으로 《킴》, 《소원의 집》, 《친구 중의 친구》, 《마술가게》, 《바람 속으로》, 《어떤 행복》, 《과학의 망상》, 《답을 찾고 싶을 때 꺼내 보는 1000개의 지혜》, 《부자독학》, 《말 잘하는 즐거움》, 《당신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아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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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고향에 사는 띠동갑 누나는 통화를 할 때마다 “그래, 공부는 잘 되고?” 하고 묻는다. 소설가로 살아온 지 30년을 넘긴 동생에게 누나는 이제껏 한 번도 소설, 창작, 작업 같은 단어를 사용한 적이 없다. 그 모든 걸 ‘공부’라는 단어에 집어넣어버린다. 누나와 통화를 하고 나면 뭔지 모를 다짐 같은 게 생기는 건 아마도 바로 그 ‘공부’라는 단어 때문임이 분명하다.
세미콜론으로 끝도 없이 이어지는, 한 문장이 페이지의 거의 2/3를 차지하는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을 번역할 때 일이다. 말 그대로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 되었을 때 벼락처럼 떠오른 게 있었는데, 중국영화에 흔히 나오는 ‘쿵푸’였다. 오래전 불교 관련 소설을 쓸 때 인연이 닿았던 어떤 스님이 체력보강을 하라며 가르쳐준 거였다.
“쿵푸를 한자로 쓰면 공부功夫가 되는 건 알지요?” 하며 스님은 내게 간단한 몇 가지 동작들을 시연해 보였는데, 그 동작들을 그저 흉내내며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신기하게도 5분쯤 하면 등줄기로 땀이 흐르고 10분쯤 되면 몸이 한결 가벼워져 이소룡이나 이연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된다. 그렇게 30분가량 뻗고 당기고 꺾고 휘돌고 나면 마치 알차게 공부를 한 듯이나 마음까지 그득해지고, 머리도 청명해진다.
“쪽에서 뽑아낸 푸른 물감이 쪽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나 후배가 스승이나 선배보다 더 뛰어날 때 쓰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의 고사는 『순자』라는 책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자신보다 뛰어난 제자를 흐뭇하게 여겼던 스승의 뒷얘기는 그다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 내게 쿵푸라는 ‘공부’를 가르쳐준 스님이 어느 날 차를 마시며 나를 지그시 바라보며 해준 얘기가 바로 청출어람 고사 속에 나오는 스승의 후일담이었다.
“모름지기 공부란 멈추면 뒤로 물러나는 법입니다. 공자는 그래서 공부를 가리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거라고 했지요. 청출어람 얘기에 나오는 스승은 제자가 자신을 능가할 정도로 성장한 것을 보고 그를 하산시킨 뒤에 홀로 다시 공부에 정진합니다. 그리곤 어느 날 제자를 다시 불러 일합을 겨루었지요. 제자가 자신을 이기지 못하자 그를 매우 꾸짖으며 다시 공부를 하라 합니다. 공부란 멈추면 하지 않은 것이 되고 말지요.”
글을 쓰는 일이든 쿵푸든 ‘공부’를 쉬면 강 하구까지 밀려가 모래톱에 털버덕 주저앉아버린다. 거기 그대로 있으면 또 얼마나 더 밀려 나갈지 알 수 없다. 공부는 운명과 다르지 않다. 끌려다닐 것인지 끌고 갈 것인지는 목적어인 공부나 운명이 아니라 주어인 ‘나’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 「공부」 중에서


역사에 이름을 남긴 거장들의 특징 중 하나는 누구도 못 말릴 고집이다. 그런데 이 고집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른 것’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 하나 없는 ‘불통’의 고집이 아니라 자신과 생각을 달리하는 것들을 일정 부분 허용하는, 이를테면 ‘허용을 전제한 고집’이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였던 J. P. 사르트르는 끝까지 소련 공산주의를 변호하며 당대 지식인들로부터 스스로를 왕따시켰다. 소련을 직접 다녀온 뒤 지독한 전체주의 국가란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그는 어쩌면 ‘마르크스에 대한 잘못된 시범’으로서의 소련을 기꺼이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을지 모른다.
2차대전으로부터 서구사회를 지켜낸 최후의 보루였던 처칠은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민주주의가 최선은 아니다. 하지만 이보다 나은 게 없어서 할 뿐이다.” 견인불발堅忍不拔의 표상과도 같은 그였지만 민주주의를 차선으로 밀어놓는 ‘여유’를 잊지 않았다.
양자역학의 아버지쯤 되는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유대인 교수를 해고시킨 히틀러를 직접 찾아가 항의했다. 포르투갈의 소설가 주제 사라마고는 공산주의 사상을 굽히지 않아 빈번히 투옥당했고, 예수를 인간스럽게 묘사한 덕분에 결국 국외추방을 당했다. 수소폭탄의 아버지라 불린 구소련의 핵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는 레닌 훈장을 받은 과학자였지만 공개적으로 소련 공산주의를 비판했다. 영국의 수학자이며 철학자였던 버트런드 러셀은 양심적 병역거부로 투옥당했고, 80대 고령에도 반전반핵 연좌시위에 참가해 체포되었다.
역사를 뒤지면 수많은 거장들의 고집과 만난다. 그들은 당대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다를 때 주저하지 않고 저항함으로써 ‘여유’를 확보했다. 그 여유는 당대엔 자신들을 압박하고 고통을 가하는 기제였지만, 그를 바라보는 다른 ‘당대’의 인간들에게는 숨통을 틔어주는 구실을 한다. 이 넓이야말로 거장들의 진면이다.

― 「거장들의 고집」 중에서


내가 어릴 적에는 어느 집이나 대문은 대체로 열려 있었다. 어지간한 부잣집이 아니면 빗장이 채워진 문은 거의 없었다. 방문하겠다는 의사표현 같은 건 무던히도 생략되던 때였다. 미리 언질을 주면 되레 화를 내는 게 인지상정이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누구에게도 열어주지 않을 거라는 완강한 결의처럼, 때로는 서너 개의 자물쇠로 문을 걸어 잠근다. 그러면서도 그 어느 시대보다 소통이란 단어는 난무한다.

― 「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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