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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종착역

찬란한 종착역

앙투안 볼로딘 (지은이), 김희진 (옮긴이)
워크룸프레스(Workroom)
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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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종착역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찬란한 종착역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91189356743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22-05-19

책 소개

『미미한 천사들』, 『메블리도의 꿈』을 통해 한국에 소개된 프랑스 작가 앙투안 볼로딘의 장편소설로, 붕괴된 세상을 배경에 둔다. 앙투안 볼로딘은 이 작품으로 2014년 메디시스 상을 받으며 작품들의 평행 세계를 더욱 널리 알리게 됐다.

목차

1부 콜호스
2부 수용소 찬가
3부 아모크
4부 타이가

옮긴이의 글
작품 목록

저자소개

앙투안 볼로딘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50년에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러시아 문학을 가르치고 번역했으며, 프랑스어로 글을 쓴다. 40여 편에 이르는 소설을 통해 문학적 평행 우주 ‘포스트엑조티시즘’을 구현했다. 『미미한 천사들』(1999)로 베플레르상과 리브르 앵테르상을, 『찬란한 종착역』(2014)으로 메디시스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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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성균관대학교에서 프랑스어문학과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어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출판 기획 번역 네트워크 ‘사이에’의 위원으로 활동한다. 옮긴 책으로 『나의 작은 나라』『미스터 포터』『내 어머니의 자서전』 『두 번째 아이』『찬란한 종착역』,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우연히, 웨스 앤더슨』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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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어쩌면 나는 잠들어서 꿈을 꾸고 있나 봐.” 죽어 가는 여자는 생각에 잠겼다.
“그래.” 크로나우에르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전에도 그녀가 헛소리를 중얼대는 걸 들은 적이 있었고, 열에 들떠 나오는 듯한 그 말들로 보아 다시 그 착란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고 여겼다.
“응.” 바실리사 마라시빌리가 한숨을 쉬었다. “아니면 잠든 건 그들이고 우리가 그들의 꿈을 보고 있든가.”
향기로운 풀 냄새가 또 한 차례 강렬하게 풍겨 왔다.
“그럴지도 모르겠군.” 일류셴코가 연민을 느끼며 동조했다.
“흠.” 크로나우에르는 중얼거렸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건 그들의 꿈일지 몰라.” 바실리사 마라시빌리가 거듭 말했다.
“그럴까?” 일류셴코가 말했다.
“응. 아마 우리는 셋 다 이미 죽었고, 우리가 보는 건 그들의 꿈일지 모르지.”
그리고 그녀는 조용해졌고,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찬란한 종착역’ 콜호스는 농업 시설이라기보다 산적단 소굴에 가까웠고, 사상적 관점에서 보면 완전한 탈선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이는 우드굴 할머니가 상상했던 망명 생활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럼에도 그녀의 청춘의 충동들은 그 과격함, 격렬함, 젊은이들이 현실 세계를 볼 때의 만족할 줄 모르는 시선과 함께 깨어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세계혁명의 승리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소망 이외에도, 마음 깊은 곳에 그녀는 모험 영화 같은 운명을 살고 싶다는 어린애 같은 욕망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솔로비예이야말로 그 결정체였다. 모든 법과의 단절, 예측 불가능함, 사랑, 금지된 것을, 다른 곳을, 미탐험된 꿈의 공간을, 마술적 현실을 향한 과격한 전환. 그는 그녀를 굽어보며 지지, 동조, 통찰력과 아나키스트적 비순응주의를 아낌없이 쏟았다. 그녀가 변절이나 고통 없이 당과 거리를 둘 수 있게 도왔다. 그녀가 평온해지기까지는 몇 달이 걸렸다. 하지만 첫날부터 그는 그녀가 ‘찬란한 종착역’ 콜호스라는 마법의 건물의 부족한 한 조각, 먼 옛날 잃어버렸으며 돌아오기까지 평생을 기다렸고, 마침내 되찾아서 너무도 행복한 한 조각이라는 듯 그녀를 환영했다.


솔로비예이는 그녀에게 핵폐기물 관리 말고도 자신의 기록 보관소라 이름 붙인 것의 관리를 맡겼는데, 실상은 손으로 쓴 노트들이 든 궤짝 몇 개였다. 수용소에 대한 증언, 감옥에서 읽은 성명문, 당과 그 미래에 대한 비판적 연구, 서사시 노래 필사본, 흑마술 비법, 전쟁 이야기, 꿈 이야기, 이에 더해 그가 난해하고 극도로 기묘한 심란한 시들을 녹음해 놓은 왁스 실린더가 다량 있었다.
이는 전부 우드굴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안락의자 가까이 뒤죽박죽 쌓여 있었고, 처리 작업이 일단락되면 그녀는 솔로비예이의 기억들을 보존하는 데 몰두했다. 때때로 어떤 글은 지독하게 반혁명적인 색채를 띠어 그녀는 목소리를 높이며 분개했고, 그럴 때면 갑자기 까탈스러운 볼셰비즘의 억양이 섞였다. 또 어떤 때는 다른 독기 어린 페이지에서 시적인 폭력에 휩싸임을 느꼈고, 그럴 때 그녀는 초등학교 때 받은 교육을, 그녀 안에 새겨져 이러저러한 이야기나 사상적 선택을 선호하거나 싫어하도록 좌우한 엄정한 원칙들을 잊고 말았다. 모두 잊은 채 연애소설에 푹 빠진 소녀 독자처럼 만족스러운 한숨을 쉬었다. 솔로비예이의 산문이라면 무엇이 되었든 그녀는 깊은 애정을 느꼈고, 분류해서 정리한다는 구실로 언제고 깊이 빠져들었지만, 사실은 결코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 그녀는 생의 끝에 솔로비예이와 완전히 결속되어 완전한 공모자가 되길 바랐고, 그래서 그녀가 보기엔 비도덕적이고 대부분 마르크스·레닌주의라고는 털끝만치도 담기지 않은 그 저작들을 읽고, 또 읽고, 혹은 듣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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