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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캐

암캐

필라르 킨타나 (지은이), 최이슬기 (옮긴이)
고트(goat)
1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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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캐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암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91189519599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3-01-21

책 소개

원제 la perra는 암컷 개를 의미하며, 여성에 대한 멸칭으로 쓰이기도 한다. 실제 이 소설은 여성이라는 성, 모성, 채워지지 않는 욕망, 상실, 연대와 배반, 수치와 죄의식, 본능적인 고독과 폭력, 그럼에도 결코 소진되는 법 없이 순환하는 사랑을 한 여자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목차

암캐 7
작업자의 말 116

저자소개

필라르 킨타나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2년 콜롬비아 칼리에서 태어나 보고타 하베리아나 대학에서 공부했다. 콜롬비아의 특수성에서 끌어올린 성과 폭력, 리얼리즘에 관심을 둔다. 다섯 편의 장편소설과 한 권의 소설집을 냈다. 2007년 콜롬비아의 헤이페스티벌에서 라틴아메리카에서 주목할 만한 39세 미만 29인 여성작가 한 명으로 선정되었다. 2010년 소설 『진기한 가루 수집가』로 스페인의 라 마르데 레트라스 소설 부문에서 수상했다. 2017년 발표된 뒤 열다섯 개 언어로 번역된 킨타나의 대표작 『암캐』는 광활한 열린 무대에서 독특한 긴장과 불편을 그려낸다. 이 장편소설로 킨타나는 콜롬비아 소설 도서관상과 펜 번역상을, 2021년 장편소설 『심연』으로 알파과라 소설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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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슬기 (옮긴이)    정보 더보기
고려대학교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서울대학교에서 중남미 문학을 공부했다. 제12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옮긴 책으로는 『영원성의 역사』(공역), 『엄마, 나는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어』, 『고어 자본주의』, 『암캐』, 『이네스는 오늘 태어날 거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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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썰물 때의 해변은 광활하게 펼쳐져 모래라기보다는 진흙처럼 보이는 검은 공터가 된다. 밀물이 들면 해변엔 물이 들어차고 파도가 밀림에서 실어온 나무기둥, 가지, 씨앗, 갈잎이 인간이 만든 쓰레기들과 뒤섞인다. 다마리스는 건넛마을에 사는 이모네에 다녀오던 참이었다. 이모네 마을은 군공항을 지나, 육지로 들어가면 나오는 위쪽 동네로, 콘크리트로 지어진 호텔과 레스토랑이 들어선 모던한 지역이었다. 도냐 엘로디아가 새끼 강아지들과 있는 걸 보고 궁금해서 들었던 다마리스는 해변 너머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다마리스는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고 강아지를 가슴팍에 넣었다. 그녀는 손에 쏙 들어온 우유 냄새가 나는 강아지를 으스러지듯 껴안고 울고 싶은 격렬한 충동을 느꼈다.


그들은 함께 약초를 따고 탕약을 달였고 밤에는 자식들에게 무슨 이름을 지어줄지를 이야기했다. 끝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사내아이는 로헬리오가, 계집아이는 다마리스가 고르기로 정했다. 아이는 네 명 정도, 각 성별마다 둘씩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또 2년이 지났고 이제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아이가 들어서지 않는 게 문제라고 설명해야만 했다.


로헬리오가 다음 날 오디오를 사러 부에나벤투라에 갈 거라고 말한 어느 밤, 다마리스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오디오는 필요 없어. 나는 아이를 원해." 다마리스는 울면서 로헬리오에게 이야기했다. 서른여덟 먹은 여자에 대해, 숨죽여 운 나날에 대해, 세상 사람들 다 아이를 가질 수 있는데 자신은 가지지 못하는 것 이 얼마나 끔찍한지에 대해, 임신한 여자나 갓난아기나 아이를 데리고 있는 부부를 볼 때마다 그녀의 영혼이 얼마나 난도질당하는 느낌이었는지에 대해, 가슴에 품을 자그마한 존재를 갈망하며 살아가다 매달 어김없이 생리가 돌아오는 것이 얼마나 고문 같은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로헬리오는 한마디 말도 없이 이야기를 다 듣고 그녀를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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