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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91189519599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3-01-21
책 소개
목차
암캐 7
작업자의 말 116
리뷰
책속에서
썰물 때의 해변은 광활하게 펼쳐져 모래라기보다는 진흙처럼 보이는 검은 공터가 된다. 밀물이 들면 해변엔 물이 들어차고 파도가 밀림에서 실어온 나무기둥, 가지, 씨앗, 갈잎이 인간이 만든 쓰레기들과 뒤섞인다. 다마리스는 건넛마을에 사는 이모네에 다녀오던 참이었다. 이모네 마을은 군공항을 지나, 육지로 들어가면 나오는 위쪽 동네로, 콘크리트로 지어진 호텔과 레스토랑이 들어선 모던한 지역이었다. 도냐 엘로디아가 새끼 강아지들과 있는 걸 보고 궁금해서 들었던 다마리스는 해변 너머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다마리스는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고 강아지를 가슴팍에 넣었다. 그녀는 손에 쏙 들어온 우유 냄새가 나는 강아지를 으스러지듯 껴안고 울고 싶은 격렬한 충동을 느꼈다.
그들은 함께 약초를 따고 탕약을 달였고 밤에는 자식들에게 무슨 이름을 지어줄지를 이야기했다. 끝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사내아이는 로헬리오가, 계집아이는 다마리스가 고르기로 정했다. 아이는 네 명 정도, 각 성별마다 둘씩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또 2년이 지났고 이제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아이가 들어서지 않는 게 문제라고 설명해야만 했다.
로헬리오가 다음 날 오디오를 사러 부에나벤투라에 갈 거라고 말한 어느 밤, 다마리스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오디오는 필요 없어. 나는 아이를 원해." 다마리스는 울면서 로헬리오에게 이야기했다. 서른여덟 먹은 여자에 대해, 숨죽여 운 나날에 대해, 세상 사람들 다 아이를 가질 수 있는데 자신은 가지지 못하는 것 이 얼마나 끔찍한지에 대해, 임신한 여자나 갓난아기나 아이를 데리고 있는 부부를 볼 때마다 그녀의 영혼이 얼마나 난도질당하는 느낌이었는지에 대해, 가슴에 품을 자그마한 존재를 갈망하며 살아가다 매달 어김없이 생리가 돌아오는 것이 얼마나 고문 같은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로헬리오는 한마디 말도 없이 이야기를 다 듣고 그녀를 껴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