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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91167070630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2-06-10
책 소개
목차
아메리카 호랑이: 판테라 온카 | 라우라 오르티스
가택 연금 | 오를란도 에체베리 베네데티
우리 할머니 리타 | 이흐안 렌테리아 살라사르
개구리 |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의 반가운 방문 | 존 베터
새 | 후안 카르데나스
성인 열전 | 파트리시아 엥헬
으깨진 다이아몬드 | 마르가리타 가르시아 로바요
선순환 | 루이스 노리에가
모래 | 필라르 킨타나
작품 해설 삶의 여러 갈래 | 안드레스 펠리페 솔라노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아직도 침대에 오줌을 싼다. 엄마는 시트에 남은 얼룩을 볼 때마다 운다. 하지만 안 우는 척한다. 어깨를 들썩이지도, 콧물을 훌쩍이지도 않고, 그저 소리 죽여 운다. 엄마는 얼굴이 빨개졌지만, 내게 등을 돌리고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나는 오줌을 싸고 엄마는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너무 오랫동안 반복되어 왔기 때문에, 이젠 엄마가 등을 돌리고 있을 때 우는지 안 우는지 나는 금세 알 수 있다. 물론 엄마나 나는 하루를 그런 식으로 시작하고 싶지는 않다.
― 라우라 오르티스, 「아메리카 호랑이: 판테라 온카」
두고 보면 알겠지만, 나는 사람들을 요모조모 뜯어보다가 결국 엉뚱한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버릇 때문에 지금 생각해도 당황스러운 행동을 하던 시기가 있었다.
― 오를란도 에체베리 베네데티, 「가택 연금」
“거기에 두 번 더 갔지. 마지막은 1957년 2월 첫 주였어. 벌목은 점점 더 깊은 산속에서 이루어졌고, 더 많은 동물이 살 곳을 찾아 이리저리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게 보였어. 다람쥐, 원숭이, 새, 거미, 뱀, 모두가 벌목 노동자들처럼 산속을 돌아다녔어. 그 마지막 날 어느 벌목 노동자가 엽총을 두 발 쏘았어. 여기저기 나뭇가지 사이에서 우리는 나무늘보가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 팔로 자기 몸무게를 지탱하다가 곡예라도 부리듯이 여러 번 굴러떨어지는 걸 보았어. 나무늘보가 움직이지 않자, 총을 쏜 남자가 다가가서는 팔을 잡고 흔들다가 눕혔어. 새끼 두 마리가 죽은 어미의 젖을 빨고 있었는데, 죽은 어미는 여전히 새끼들을 꼭 껴안고 있었지. 네 할아버지가 웃으면서, 새끼들 불알을 잘라 혼내야겠어,라고 말하자 모두에게서 웃음이 터져 나왔어. 바지선이 우리를 강 쪽으로 실어나를 때 나는 생각했지 ‘이 사람은 내 남자가 아니야.’ 도대체 나는 이 벌목 노동자와 뭘 하고 있는 거지?”
― 이흐안 렌테리아 살라사르, 「우리 할머니 리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