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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89722951
· 쪽수 : 416쪽
책 소개
목차
1월 January
2월 February
3월 March
4월 April
5월 May
6월 June
7월 July
8월 August
9월 September
10월 October
11월 November
12월 December
리뷰
책속에서
1월 5일
나라고 해서 어찌 내 청춘이 이미 흘러 가버렸다는 사실을 몰랐겠는가? 그럼에도 내 몸 밖의 청춘이 여전히 있다고 생각했다. 별과 달빛, 말라 죽은 나비, 어둠 속의 꽃, 부엉이의 불길한 말, 두견새의 토혈吐血, 허탈한 웃음, 사랑의 춤……. 비록 처량하고 덧없는 청춘일망정, 청춘은 청춘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어째서 이리도 적막한가? 몸 밖의 청춘도 흘러가버리고 세상의 청년들 역시 모두 늙고 쇠약해졌단 말인가?
-「희망」, 『들풀』(1925년 1월 1일)
1월 7일
생각해 보니 희망이란 것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이것은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고향」, 『외침』(1921년 1월)
2월 5일
젊은이가 늙은이를 위해 기념하는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지난 30년 동안 내가 목격한 수많은 청년의 피가 층층이 쌓여 숨도 못 쉬게 나를 억눌러 이런 필묵으로 몇 구절의 글을 쓰게 했으니, 진흙 속에 작은 구멍을 뚫어 간신히 숨을 쉬며 연명하고 있는 셈이다. 그것은 어떤 세계일까? 밤은 바야흐로 깊어가고, 길 역시 한참 멀다. 나는 차라리 망각하고 말하지 않는 게 낫겠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아니라도 미래에 그들을 기억해 낼 것이고, 그들의 시대를 다시 이야기할 것임을…….
-「망각을 위한 기념」, 『남강북조집』(1933년 2월 7∼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