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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0147347
· 쪽수 : 216쪽
책 소개
목차
1장
외로운 행성에서
방랑벽이 타오르는 날에
기대가 실망으로 변했던 기억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하여
지구는 지금 아프다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의미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의 의미
2장
14일 일정으로 집에 체크인합니다
- 일일째
평일 점심 식사의 재발견
- 이일째
‘오프라인 상태입니다.’
- 삼일째
아무것도 하지 말라
- 사일째
진정한 산책은
어슬렁거리다 흥미로운 것이 보이면 멈추는 것
- 오일째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껴야 하는 이유
- 육일째
요리하는 즐거움이 주는 마법
- 칠일째
당신과 가장 가까이 살고 있는 사람, 이웃
- 팔일째
가 보고 싶었던 호텔에 체크인하는 날
- 구일째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여유
- 십일째
과거의 흔적을 따라가 보기
- 십일일째
비에 흠뻑 젖어 보는 것은 생각보다 괜찮다
- 십이일째
여행하되 가지 말라
- 십삼일째
박물관 ‘방문’보다는 작품 ‘감상’
- 십사일째
방 안 구석구석을 여행하라
- 우리가 집에서 얻을 수 있는 것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해외여행을 가야만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나는 여행 가방 안에 이미 들어 있다. 사실 우리는 알고 있다. 외딴 휴가지에서 직장 일에 대해 걱정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머나먼 호텔의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으면서도 스트레스 때문에 느긋하게 즐기지 못한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함께 보낸 첫 휴가의 고단함으로 인해 그토록 위대하게 여기던 사랑을 견디지 못한 연인이 왜 없겠는가?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왜 항상 여행만을 갈망할까? 그냥 집에서 우리가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기대가 실망으로 변했던 기억’ 중에서
왜 우리는 꼭 여행해야만 하는가? 여행지나 관광지를 선택할 때조차도 우리는 주체적이지 않다. 사람들이 꿈꾸는 여행지가 계속 바뀐다는 것을 여행업계는 알고 있다. 음식 문화에 관심을 갖는 것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예전이라면 관광객의 발이 닿지 않았을 움브리아의 시골길에 있는 트라토리아(간단한 음식을 제공하는 이탈리아 식당)가 전 세계 미식가들이 꼭 들르는 유명 여행지가 되었다. 이탈리아의 슬로푸드 여행 가이드가 특별한 야생 비둘기 요리에 대해 허풍을 조금 떤 탓이다. 여행지에 대한 관념도 계속해서 변해 왔다. 18세기까지 알프스 산맥은 이탈리아라는 예술의 보물 창고로 가는 길에 놓인 특히 성가신 장애물일 뿐이었다. 낭만주의 시대에 이르러서야 사람들은 알프스 산맥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며 돌무더기 산의 장엄함에 소름 돋는 감동을 느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하여’ 중에서
사실 가끔씩은 나조차도 ‘돌체 파르 니엔테dolce far niente(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달콤한 게으름)’를 감당하기 어렵다. 나는 아들을 낳고 2년 뒤에 딸을 낳았고 이 사치를 누리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런 기회가 드물게 찾아온다 해도 느긋하게 즐기기도 힘들다. 저녁에 침대나 소파에 느긋하게 누워 쉬는 것은 별일 아니다. 하지만 꽉 찬 하루가 기다리고 있는 아침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느긋하게 쉴 수 있는가? 작가 비외른 케른Bjorn Kern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쓴 흥미로운 책에서 그것을 ‘최고의 훈련’이라고 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할 일을 하나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