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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일본문화
· ISBN : 9791190292283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4-09-10
책 소개
목차
시작하며 : 헤이세이 문학의 문제군
1장 마이조 오타로와 헤이세이 문학의 내러티브
2장 내향의 계보: 후루이 요시키치에서 다와다 요코까지
3장 ‘정치와 문학’의 재래
4장 사소설 재고: ‘나’를 학습하다
5장 근대의 재발명: 헤이세이 문학과 범죄
6장 소설적 접속: 역사와 허구
종장 민주와 나선
보론 1 당할 이유가 없는 폭력: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사건을 둘러싸고
보론 2 잃어버린 것을 찾아: 무라카미 류의 『미싱』
후기
옮긴이 후기: 다정한 마음을 기리며
부록: 이 책이 다루는 일본 문학서 목록
책속에서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문학의 중심적 기능이란 ‘문제군’의 제시라고 보고, 한편 그 문제군을 복원하는 것이 헤이세이 문학을 비평하는 열쇠라고 생각했다. 그 ‘문제’들이 원래부터 작가의 눈앞에 나타나 있던 것은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어디까지나 사후적으로 관찰했을 때 뿔뿔이 흩어져서 작업했을 터인 작가들이 특정한 주제에 대한 대응 방식에서 잠정적으로 합류하는 듯이 보인다는 점이다.
인류는 기술 발달 속에서 감각이나 체험의 확대를 보다 강하게 추구할 텐데, 그러한 욕망에 활자의 힘으로 맞서기는 용이한 일이 아니다. 문학이 문학에만 가능한 수법으로 싸울 수 있는 전선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문학이 인간이 가진 성가신 형이상학적 충동에 접속하고 그 힘을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헤이세이 문학은 사소설에 그치지 않고 데니스 킨이 말한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자기로 가득 채울 뿐”인 유형의 작품을 선호했다. 여기에 공적인 어투에 대한 불신이 더해져 서술자 ‘나’를 사회가 간파할 수 없는 불가해한 미궁으로 만드는 수수께끼 놀이가 나타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