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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0351430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0-12-03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1부 _ 나쓰메 소세키와 근대
소세키, 100년 후를 고민한 작가
메이지유신과 소세키
2부 _ 나쓰메 소세키와 가족
소세키의 가족사
스위트 홈이라는 환상 — 『한눈팔기』
금전과 소유로서의 가족
가정은 절대 안식처일 수 없다!
부부, 소통불능의 관계
3부 _ 자기본위의 작가
영국유학과 신경쇠약
루쉰의 절망과 공부
‘자기본위’라는 개념
흉내 내지 않는 삶
4부 _ 길들여지지 않는 도련님
도련님, 자기본위의 초상
책임감과 솔직함
자신에 대한 의리
‘학교’라는 이름의 위선과 허위
미치광이들을 날뛰게 하는 교육
조건 없는 증여와 새로운 ‘가족’의 탄생
저자소개
책속에서
흔히 소세키가 살았던 시대라면 민족을 고민해야 할 것 같고, 근대 민주주의에 대해서 아주 거시적으로 고민을 해야 될 것 같은데, 오히려 굉장히 미시적으로 일상적인 것들을 가지고 얘기를 해요. 그렇게 하면서 정말 근대가 진행되면서 일어날 법한 아주 심각한 문제들을 더 예민하고 예리하게 포착한 사람이 나쓰메 소세키가 아닌가 합니다.
이걸 고모리 요이치(小森陽一) 같은 사람은 ‘소세키의 이중구속’이라고 말해요. 진짜 부모를 부모라고 부르지 못하고, 양부모도 부모라 부르지 못하는 이 상태. 이게 근대 일본, 근대가 교차하는 시기의 일본과도 비슷하지 않나요? 심리적으로 일본 구 사회를 내 나라라고 부를 수 없고, 영국문명을 내 문명이라고 받아들이기에도 참 애매한, 그런 이중구속이 소세키의 가족사에서 보이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양아버지 시오바라 쇼노스케가 소세키가 청년이 된 스무 살 무렵에, 소세키의 본가에다 양육비 240엔을 청구해요. ‘널 길러 줬던 그 돈’을 훗날 다시 청구를 하는 거예요. 양부모의 애정이 금전으로 환산되는 순간이었죠.
이렇게 양립불가능한데도 사람들은 결혼을 합니다. 서로 믿고 결혼을 하지만, 각자 자유가 있기 때문에 경쟁사회에서 언제든 떠날 수도 있고 변할 수도 있는 거죠. 변심이 가능한 겁니다. 경쟁자는 무수하게 많아요. 그러니까 불안한 개인들은 상대를 끊임없이 탐색하면서 상대의 마음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완전히 소유하려고 몸부림치죠. 이 관계에서는 내가 이 사람을 전적으로 믿고 사랑하는 게 아니에요. 사랑했다고 착각하는 거죠. 저 사람이 나에게 마음을 다 준 건가? 이러다 보면 뭔가 삐걱거리겠죠. 그리고 여기서 의심이 싹트게 됩니다. ‘나에게 마음을 다 안 줬어’, ‘완벽하게 소유할 수가 없어’, 이런 결핍이 계속 작동해요. 이런 내용을 소세키가 소설에서 실제로 쓰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