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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473316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0-08-25
책 소개
목차
서문
이연주-해질녘 안개의 냄새
신기섭-알짜마트 주임, 열혈 시인
기형도-천사는 지상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여림-안개 속으로 걸어간 새
이경록-하얀, 해변의 죽음
김민부-서른한 번의 죽음 그리고 서른한 번의 가을
김용직-기찻길, 그로테스크, 투신
원희석-파주, 빠친코 그리고 시와 정치
임홍재-남사당패가 되어 날아간 새의 노래
송유하-니르바나를 향한 단독자의 길
박석수-철조망 속의 파라다이스
이현우-나부껴 오르는 깃발도 없는 방랑 혹은 편력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요절이란 물리적 죽음과 의식의 죽음이 한 지점에서 만나 불꽃처럼 타오르다 소멸해간 흔적이다. 생의 모든 촉수들의 죽음이라는 물가로 그 뿌리를 급속히 또는 서서히 뻗어가는 광경을 목격하는 것은 두렵고 황홀한 일이기도 하다. 그분들의 시가 세상에 남아 누군가를 위로하고 따듯한 손길이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작가의 말’)
(……)
지독한 삶의 냄새로부터
쉬고 싶다.
원하는 방향으로 삶이 흘러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함박눈 내린다.
_「매음녀·4」 부분
(해질녘 안개의 냄새-이연주)
‘절망은 유물을 남기지 않는다’는 구절은 어쩌면 그녀의 삶의 한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지독한 절망을 통해 다다른 나라에서 그녀는 썩어 흐물거리는 그 무엇도 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부패의 냄새’가 없는 나라가 그녀가 원했던 공간이었다. ‘삶과 죽음 사이가 실은/ 이토록 쉽고 간단한 것을……’이라는 시 구절은 그녀의 죽음을 보는 것만 같아 두렵고 쓸쓸하다. 느닷없는 죽음은 그녀의 시 구절처럼 ‘질 나쁜 공기’가 되어 그녀를 덮쳤다. 친구와 함께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자다 스스로 목을 맨 것. ‘나는 간다, 종은 울린다/ 콧등이 이렇게도 싸아해 두렵기 한이 없는/ 해질녘 안개의 냄새’(「안개 통과」 부분)처럼 그녀는 떠났다. (해질녘 안개의 냄새-이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