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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잡지 > 대중문화/예술
· ISBN : 9791192618432
· 쪽수 : 180쪽
책 소개
심미안적인 요소가 다분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비평은 작가 정신의 미적 자극제로서, 냉소적이며 부정적인 비난과 다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비평 부재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영화, 연극, 뮤지컬, 미술, 공연, 소설, 시 등 문화예술 활동이 넘쳐나지만, 비평은 거의 없고, 상업광고와 즉물적인 SNS 댓글만이 넘쳐납니다.
비평 없는 문화예술은 자칫 우리의 눈과 의식을 멀게 할 수 있습니다.
<크리티크 M>은 인식과 사유의 장을 넓혀 비평의 르네상스를 활짝 열어 재끼려 합니다. <크리티크 M>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을 발행해온 르몽드코리아가 테마별 무크 계간지 <마니에르 드 부아르> 한국어판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지성지입니다.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라는 언론관으로 유명한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의 자매지이자 국제관계 전문시사지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1954년 창간 이래 국제 이슈에 대한 깊은 분석과 참신한 문제 제기로 인류 보편의 가치, 인권, 민주주의, 평등 박애주의, 환경보전, 반전 평화 등을 주창하는 대표적인 독립 대안언론입니다. 그리고 르몽드코리아에서 2008년 10월에 창간하여 올해 만 13년을 맞이하게 되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은 빠른 속도로 지식인 사회의 필독지로 자리매김하며, 인권과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개혁과 변화의 가치를 존중하는 지성인과 민주시민의 벗이 되어왔습니다.
[출판사 서평]
당신은 당신의 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아침에 눈을 뜨면 세면대 거울에 당신의 모습을 비춰보고, 저녁에 귀가하여 또 거울에 비친 당신을 바라보지만 늘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뱃살을 한 움큼 쥐어 짜보기도 하고, 두 손으로 양볼을 눌러보기도 하고, 코, 입, 이마, 이마를 두루두루 만져봅니다. ‘나도 몸에 칼을 좀 대볼까...’
당신이 남자라면 요즘 한창 잘 나가는 K의 날렵한 몸매를, 혹은 당신이 여자라면 영화배우 S의 매끈한 몸매를 떠올리며, 성형의 유혹을 느껴보지만 아무래도 견적이 꽤나 나올 듯한 생각에 운동 쪽으로 돌아섭니다.
‘필라테스를 할까, 요가를 할까? 헬스클럽에서 개인 PT를 받을까? 아니면 권투나 주짓수…’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처럼, 고민 끝에 당신은 절친을 따라 ‘물’ 좋기로 소문난 대학가의 필라테스 학원에 등록합니다. 일주일에 두 번씩 필라테스 그룹 수업을 듣는데, 운동감각이 도무지 살아나지 않아 목 돌리기는커녕 허리 돌리기조차도 쉽지 않아 강사의 눈치만 설설 보다 몇 주 만에 포기합니다. 당신의 몸은 아무런 외상이 없는데도 망망대해의 썰물처럼 어디론가 휩쓸리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기 드보르가 강조한 스펙터클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최적화한 외형은 깔끔하고 날씬하며 호감을 줄 수 있는 ‘스텍터클한’ 동일한 이미지를 가져야 합니다. 문명화라는 미명 아래 우리 시대의 ‘신사와 숙녀’들은 서구인의 ‘우월한 몸’을 가시적 표본으로 삼아, 허리를 줄이고, 뱃살을 덜어내고, 턱을 깎고, 안면을 거상하고, 가슴을 부풀리는 ‘근대화 작업’을 벌입니다. 어느 누구의 강요를 받지 않았는데도, 필라테스와 요가학원, 헬스클럽에는 멋지고 아름다운 몸매를 가지려는 사람들의 땀 냄새가 가득하고, 서울 강남에는 몸에 칼을 댄 이들의 ‘마스크’가 자주 눈에 띕니다.
몸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가 인간 존재의 본질이 영혼이 아닌 육체에 있음을 인식하고 모든 생명체와 환경의 상호 연결성을 강조하며, 몸을 단순히 기계적인 물체가 아니라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주체로 이해했으나, 자본주의가 극단화한 지금 시대의 우리 몸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남들에게 보여지는 타자용 피사체 같은 존재로 변질되었습니다. 너무 극단적인 표현일까요?
<크리티크M> 7호는 메를로퐁티의 주장처럼 어떻게 하면 몸이 세계에 대한 감각을 통해 세계와 연결되어 있으며, 세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지 집중적으로 논의해보려 합니다.
목차
■[책을 내며]
몸몸몸, 자본주의의 오래된 신화 - 성일권
■[특집/몸몸몸, 자본주의의 오래된 신화]
인간의 몸이 계속 인간의 몸일 수 있을까 ― 안치용
나는 왜 필라테스를 하는가 ― 오자은
‘아름다움’을 향한 반역-코르셋과 억압의 역사 ― 류수연
보여지는 몸, 내것으로 만들기 ― 김지연
맨몸 서바이벌, K문화컨텐츠의 새로운 방정식 ― 김민정
피트니스 클럽, 부르주아의 새로운 코드 ― 로라 랭
우먼스플레이, 더 자유스러운 몸을 위해 ― 양근애
검게 물든 욕망과 붉게 타오른 신체 - <플라워 킬링 문>(2023) ― 이하늘
■[리뷰 in Culture]
프리즈와 키아프, 미술이 있는 곳은 어디인가 ― 김지연
가족을 이루는 것에 대한 불안: 영화 <잠>에 깔린 공포의 정체 ― 송아름
멜빌의 미국 고전소설과 아르노프스키의 현대 고전영화: 대런 아르노프스키의 <더 웨일>(2022) ― 정문영
■[뉴커런츠]
2023년 올해의 벡델리안, 그들은 누구인가 ― 김민정
<성덕>- 입덕에서 탈덕까지 범죄자 오빠에 대한 X성덕의 자전적 성찰 ― 서곡숙
홀로세-인류세 그리고 AI세 ― 최양국
여인들의 길, ‘진정한 세상의 절반’ ― 마르틴 뷜라르
34개 어휘로 프랑스 문화의 은유적 뉘앙스를 이해하다 ― 김유라
■[역사]
프랑스 민중이 즐겨읽은 ‘카나르’의 운명 ― 장프랑수아 막수 하인즌
■[사유]
K-수능, 미래를 꿈꾸게 할 수 있는가 ― 김정희
<수프와 이데올로기>-세가지 이데올로기 대립, 기억의 고통과 망각의 상실 ― 서곡숙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마녀들: 백설공주의 사악한 여왕부터 엘사까지 ― 추동균
철학자가 5월의 푸른 청년들에게 ― 이정우
프랑스 ‘오마주 행사’, 왜곡된 환상 ― 에블린 피예에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람들은 팔다리가 없는 토르소를 아름답다고 예찬한다. 그러나 현실의 토르소인 장애인 여성에게는 ‘비정상’이라는 편견을 부여한다. 하지만 앨리슨 래퍼는 세상의 편견 속에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를 ‘현대의 비너스’라 칭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예술가로서의 앨리슨 래퍼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마크 퀸의 모델로서 그는, 젠더를 넘어 ‘정상/비정상’이라는 이분법의 모순을 비판하는 새로운 미의 기준을 생각하도록 만든다.”
-류수연,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대학 교수
“사실 나의 몸은 나의 것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몸이라는 것은 내 것인 동시에 타자에게 보여지는 대상이므로 내 것인 동시에 타자의 것이다. ‘몸 철학’으로 알려진 프랑스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가 말하는 몸의 이중성이다. 그의 저서 『지각의 현상학(La Ph?nom?nologie de la Perception)』(1945)에 의하면, 타자와 이루는 수많은 관계의 교차지점이 나 자신이며, 그래서 우리는 타인에 의해서 계속해서 변화하는 불완전한 존재다.”
-김지연,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