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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1187946
· 쪽수 : 228쪽
책 소개
목차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누구세요?
저널리즘에 대한 러브 스토리
전설
나의 아루바
나는 상속녀였다
영화 관람
사람들이 지치지도 않고 매번 놀란다는 게
더 충격적인 사실 25가지
나는 말하고 싶다: 달걀흰자 오믈렛
나는 말하고 싶다: 테플론 제품
나는 말하고 싶다: 펠레그리노는 됐어요
나는 말하고 싶다: 세계는 평평하지 않다
나는 말하고 싶다: 치킨 수프
펜티멘토
내 사랑 미트 로프
L-U-V에 중독되다
이메일의 여섯 단계
실패작
크리스마스 만찬
이혼
나이 든다는 것
그립지 않을 목록
그리워할 목록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리뷰
책속에서
이런 모든 일들은 나를 슬프게 하고, 애석하게 한다. 무엇보다 이런 일을 겪으면 내가 정말 늙었다는 기분이 든다. 노화의 징후는 육체적인 것을 제외하더라도 얼마든지 있다. 요즘 나는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말하는 버릇이 생겼다. 또 “내가 젊었을 때는”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종종 농담을 바로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그 자리에서는 바로 알아들은 척한다.) 영화나 연극을 두 번째로 보러 갔는데, 생전 처음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바로 얼마 전에 봤던 것인데도 말이다. 《피플》 잡지에 나오는 사람들이 누군지 전혀 모르겠다. 처음에는 내 두뇌 용량이 다 찬 게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그 반대가 사실임을 인정할 때가 된 것 같다. 내 머리는 텅텅 비어가는 중이다.
나는 구글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여기에는 장점도 있다. 뭔가를 잊어버리면 아이폰을 채찍질해서 구글로 검색해보면 된다. 시니어 모먼트는 구글 모먼트가 되어가고 있다. 이 말이 더 행복하고 그럴싸하고 젊고 현대적으로 들린다. 안 그런가? 검색을 자유자재로 함으로써 당신이 시대에 발맞출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내가 이상한 늙은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으리라고 스스로를 속일 수도 있다. 잃어버린 고리를 찾는 일은 너무도 간단해졌다. 시니어 모먼트라는 끔찍한 순간은 사라진 것이다. 놓쳐버린 말을 찾기 위한 길고 긴 탐색의 순간, 수수께끼 풀이의 순간, 머리를 툭툭 치면 생각날 듯한 그 순간, 손가락만 튕기는 짜증스런 그 순간 말이다. 그냥 구글로 가서 찾아오면 끝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의 삶을 찾아올 수는 없다.
《뉴스위크》에 우편 담당 총각은 없었다. 오직 우편 담당 아가씨들만 있을 뿐이었다. 당시에는 (나처럼) 대학 졸업생이고 (나처럼) 대학 신문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나처럼) 여자일 경우, 회사는 그 사람을 우편 담당 아가씨로 고용했다. 만일 (나와 달리) 남자이고, 그 밖의 모든 조건은 나와 같은 경우, 회사는 그를 리포터로 고용해서 미국 곳곳의 사무실로 파견했다. 물론 불공평한 이야기지만 당시는 1962년이었다. 회사는 그렇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