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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지옥

상냥한 지옥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역사와 개인, 감각과 언어의 교차)

이리나 그리고레 (지은이), 김영현 (옮긴이)
다다서재
18,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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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지옥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상냥한 지옥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역사와 개인, 감각과 언어의 교차)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1716474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6-08-03

책 소개

루마니아 출신 문화인류학자 이리나 그리고레가 사회주의 체제하의 유년 시절부터 시작해 먼 타국인 일본으로 이주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경험한 체제와 문화와 세대와 언어의 전환을 모어가 아닌 일본어로 써낸 오토에스노그래피다.

목차

생물로서의 근본 (상)
생물로서의 근본 (하)
인간의 존엄
내 유전자의 사소한 이야기 (상)
내 유전자의 사소한 이야기 (하)
뱀딸기
집
마더 트리
무관심하지 않은 몸
자전거를 탄 여자아이
새끼 무당벌레는 하늘을 볼 수 없었다 (상)
새끼 무당벌레는 하늘을 볼 수 없었다 (하)
이곳에는 왜 왔어?
바다 유리
아야, 아야
투명 그릇 속의 금붕어
사회주의에 빼앗긴 생활
토마토즙의 흔적
동짓날
리본이 처음 죽었다
일용할 생선
산나물의 쓴맛
상냥한 지옥 (상)
상냥한 지옥 (하)
피카소는 잠옷을 입어야 그림을 그릴 수 있어
작살나무

마치며

저자소개

이리나 그리고레 (지은이)    정보 더보기
문화인류학자. 1984년 루마니아에서 태어났다. 2006년에 일본에 유학하여 2007년 사자춤 연구를 시작했다. 잠시 루마니아로 돌아갔다가 2009년 국비유학생에 선정되어 다시 일본에 건너갔다. 히로사키대학교 대학원 석사 과정 수료 후, 2013년 도쿄대학교 대학원 박사 과정에 입학했다. 아오모리현을 거점 삼아 사자춤과 여성의 신앙을 연구하고 있다. 2023년에는 바누아투(Vanuatu)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현지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키워드는 이미지, 자연관, 사생관, 유용식물, 영혼. 『상냥한 지옥』은 첫 저서이며, 그 외에 지은 책으로 『보이지 않는 것(みえないもの)』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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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현 (옮긴이)    정보 더보기
출판 기획편집자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만들었고, 현재는 일본어 번역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있기 힘든 사람들』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1, 2』 『서로 다른 기념일』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먹는 것과 싸는 것』 『마이너리티 디자인』 『물속의 철학자들』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고통』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 『돌봄, 동기화, 자유』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왜 나의 다정함이 당신을 상처 입힐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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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부모님은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진 아파트 단지에 살았는데, 학교까지는 걸어서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어머니에 남동생에 나까지 세 사람이 도시의 변두리를 지나 가장 가난한 동네에 있는 학교를 다녔다. 학교 가는 도중에는 마치 미국의 데스 밸리처럼 큰 구덩이가 파인 꽤 넓은 공터가 있었고, 쓰레기와 더불어 동물의 사체가 잔뜩 버려져 있었다. 경제가 혼란스러워진 탓인지, 당시에는 병에 걸린 듯한 말과 개가 자주 길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중에는 반쯤 죽어서 살아 있는 채로 들개에게 먹히는 가여운 말들도 있었는데, 나는 그들이 그야말로 백골이 될 때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 매일 아침 목격하는 죽음의 광경은 지옥 그 자체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회주의란 종교와 예술과 존엄을 사회에서 없앴을 때 인간의 신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아보는 실험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 사회에서 태어난 나처럼 평범한 아이의 몸은 과연 무엇을 느끼면서 성장했을까. 그곳에서 살아가며 매일매일 말과 신체의 감각을 잃었다. 고등학생 때의 어느 날, 갑자기 말을 할 수 없게 된 적이 있었다. 평생에 걸쳐 당시 잃어버린 말과 신체를 되찾는 것이 앞으로 나의 목표다.


『설국』을 읽었을 때, ‘이거다.’라고 생각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뭐랄까, 수천 년 동안 찾아 헤매던 것을 발견한 것 같았다. 내 몸에 맞는 말을. 그때 모든 것이 연결되었다. 영화감독을 꿈꾸며 ‘시골에서 뛰쳐나온 평범한 여자아이’로서 입시에 실패하고, 나는 나만의 비밀스러운 말인 일본어를 떠올렸다. ‘영화’로 표현할 수 없다면, 그 대신 새로운 말을 익혀서 내 몸을 더욱 강하게 단련할 수 있을 거야. 일본어는 바로 내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언어였다.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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