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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가 남기고 간 시詩

비둘기가 남기고 간 시詩

윤주영 (지은이)
창조문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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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가 남기고 간 시詩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비둘기가 남기고 간 시詩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797480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4-05-14

책 소개

2023년 창조문예에서 〈운강문학상〉을 수상한 윤주영 시인의 시편들은 잘 조탁된 시어를 꽃으로 피우고 별로 뜨게 한다.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사건이나 눈에 띄지 않는 작고 연약한 대상들도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눈길로 포착하고 품어 내어 유려한 문장으로 뽑아낸다.

목차

머리말

1부 난의 겨울을 깨다

별과 시詩
난의 겨울을 깨다
봄은 아직,
비둘기가 남기고 간 시詩
초등 수학
고심苦心 중
억새 숲에서 1

2부 몽당 색연필

「가시」의 실수失手
하오 2시의 기도
비움과 채움의 등식
가뭄이 끝난 자리
묵시默示
몽당 색연필
공백 채우기
성금요일 전 날
할머니와 시래기
성탄 전야에
그믐달
꽃비 오는 날

3부 은방울 꽃

새해 첫날 아침
고운 詩
은방울 꽃
겨울 창가에서 1
영강潁江에서
그 꽃의 꽃말은
벚꽃 화창한 날
목련 찻잔茶盞
흰 백합
새털구름
어느 사랑 이야기
함박눈 쏟아지는 날
풍차風車 마음
오후 2시
봄날, 구름
절제된 詩
숨기기와 안기기

4부 빙판길에서

빙판길에서
초여름 바람
잠이 오지 않는 밤
추석 날 아침 명상瞑想
알수록 답답한 것
전화 수신음이 끊어진 후
가을에게
수국水菊이 질 때
장미정원에서
새해가 하는 말
가을 엽서葉書

5부 함께 가는 길

서러움 달래주기
정릉천에서
그곳에선, 어머니
라일락이 필 때
그대
함께 가는 길
게발선인장
비탈길 오르내리며
할머니의 화단
아~, 친구야!

6부 미디어 시대

악플 즐기기
미디어 시대
먹는 것, 먹고사는 것
서울이 기침을 할 때
우리의 봄에 대한 小考
파리를 잡으며
만일, 「4월」이 없었다면

편집후기_ 나와 우리집 문학_ 윤주영

책속에서

「별과 시詩」

시詩가 별이 된다기에
별나라에 올라가서 보고 왔지

수도 없이 많은 별들이 모두
시라는 걸 알았지
하기야
내가 만든 시는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하나같이
시보다 더 예쁜 별이 많았지

아마, 이 별들은
세상에서 얽매이기 쉬운 죄를 모두
벗어 버렸기 때문일 거야

우리가
하늘에 올라가서
사람들을 보고 시를 쓴다면
시보다 예쁜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꽃비 오는 날」

새들이 먼저 날아와
시詩 한 편을 다듬듯
꽃눈을 조탁彫琢했습니다

그 위에 꽃비가 내리고
꽃망울들이
아가처럼 잠에서 깨어납니다

하늘의 생수를 맛본
성도들처럼
손나팔을 불며 불며
하이얀 목련 송이들도 피워 날 겁니다

찬란한 찬양시讚揚詩가
하늘 높이 울려 날 겁니다


「벚꽃 화창한 날」

여의도 꽃길엔
벚꽃이
솜사탕처럼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그 중엔
피어나다 뭉그러진 꽃
바람에 찢기어 너불대는 꽃
이제 갓 피어난 어린 꽃과
이미 시들어 쪼그라든 꽃들이,
함박웃음 활짝 핀
싱싱한 꽃들과 함께 어우러져
하늘로 하늘로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서로는 부둥켜 안고 비벼대며
한 덩어리로 구름을 이루던 꽃들
소슬바람 불어오자
은빛 꿈 조각들로 휘날리어
꿈에 그리던 밝고 아름다운 나라로
나래를 펴고 있습니다

갈보리 언덕 위에 핀 꽃이 세상을 감싸 안 듯,
아껴주고 배려하고 함께해 줄 때
살만한 세상이 되는 것처럼
여의도 꽃길은 꿈길 같이 아름답습니다

나는 꽃길 위에 서서
냉랭했던 가슴에 내리는 꽃잎을
함박눈을 맞듯 온몸에 맞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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