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897234
· 쪽수 : 101쪽
· 출판일 : 2022-07-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햇빛고요
꽃살문 - 11
햇빛고요 - 12
궁(窮) - 13
나팔꽃처럼 - 14
까마귀가 없는 보리밭 - 15
국수 - 16
괘관산(掛冠山)에 들어 - 17
나의 명상 - 18
나뭇가지에 앉은 새처럼 - 19
두문(杜門) - 20
꿀벌처럼 - 21
꽃밥 - 22
그냥 - 23
등불, 등(燈) - 24
파묵(破墨) - 26
아내는 헤이즐넛을 마시고 - 27
관상(觀相) - 28
김치 꼭다리 - 29
아이고! 어쩐다, 이 지랄 - 30
아이고, 닭 잡아라 - 32
제2부 비 오다 갠 어느 늦은 오후
사향제비나비 - 35
비 오다 갠 어느 늦은 오후 - 36
이런 노름판을 봤나? - 37
비 내리다 문득 햇살이 비칠 때 - 38
너머 - 40
햇빛경전 - 41
춘천(春川) - 42
햇빛거울장난 - 43
장미 1 - 44
장미 2 - 45
저 눈먼 아침, 잡아라 - 46
어떻게 셈해야 하나 - 48
안부 - 49
겨울, 동(冬) - 50
햇빛 뜰 - 51
안계 종점 - 52
수련 1 - 54
수련 2 - 55
북천역 - 56
비비추 - 57
제3부 멸치를 배우는 시간
별천(別川) - 61
비백(飛白) - 62
범종 - 63
삶은 계란을 까는 여자 - 64
백로(白露) - 66
기장 멸치 - 68
문슬(捫虱) - 70
모자 - 72
밥 - 73
멸치를 배우는 시간 - 74
망종(芒種) - 76
딴청 - 77
너무 - 78
돼지감자는 뚱딴지 - 79
니 머라카노 - 80
동전 - 81
동래학춤 - 82
달의 물결무늬 - 84
그해 여름 - 86
늙은 원예사 - 87
해설 김영범 묵묵하고 둥근 사랑 - 89
저자소개
책속에서
햇빛고요
물잠자리 물잠자리가 한 마리
떠내려온 단풍잎에 가만히 앉아서
햇살을 끌어당기는 저 고요
흐르는 물살에는 햇살의 파문
동심원 동심원엔 끝없는 긴장
물잠자리 물잠자리가 끌어당기는
풍경과 풍경 너머의 풍경
물잠자리 물잠자리가 끌어당겨 온
동심원 동심원의 저 고요
그림자 하나 없이 숨죽이는 풍경들
물잠자리 물잠자리가 한 마리
잠시 붉어진 단풍잎에 가만히 앉아서
햇살을 끌어당기는
동심원 동심원의 저 투명한 긴장
개여울도 흐르다 잠시 숨죽인
햇빛 햇빛에
막 피어나는 꽃 한 송이
햇빛고요. ■
그냥
네게 불쑥 건네고 싶은 것 그냥,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고 지나가듯 그냥, 아무리 살아 봐도 이유를 알 수 없는 그냥, 네게 휙 안겨 주고 싶은 그냥, 고양이처럼 꼬리 치며 안겨 오는 그냥, 사랑이란 것도 때로는 다 부질없다 싶을 때 꺼내 보는 그냥, 발버둥 쳐 봐도 다 알 수 없는 삶 같은 그냥, 봄 햇살 아래 알종아리를 드러내고 싶은 그냥, 야옹거리며 내가 네게로 가는 마음 그냥, 목욕탕이 쉬는 수요일 같은 그냥, 왜냐고 묻지 않는 그냥, 아무에게나 내 속을 털어놓고 싶은 그냥, 한시도 내게서 떨어져 나가 본 적 없는 그냥, 밥 한 그릇을 잘 비운 것 같은 그냥, 우리네 삶의 종착지 같은 그냥, 길고양이 같은 그냥, 그냥 그렇게 산다 싶은 그냥, 불쑥 오늘 너에게 또 건넨다! 그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