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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고대철학 > 플라톤
· ISBN : 9791193130346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3-12-29
책 소개
목차
소크라테스의 변명 7
크리톤 49
파이돈 71
향연 171
작가 연보 254
책속에서
이렇게 말씀하실 분도 있겠죠. “소크라테스 당신은 당신을 사형으로 이끌지도 모를 삶을 살아온 게 부끄럽지 않나요?” 그러면 저는 당당하게 대답할 겁니다. 당신이 틀렸다고요. 무언가에 쓸모가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을 할 때 옳은 일인지 옳은 일이 아닌지, 선한 사람이 할 일인지 악한 사람이 할 일인지만을 생각해야지, 이것이 살 일인지 죽을 일인지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 저는 신이 명령한 대로 저 자신과 남들을 살피는 철학자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생각하고 사색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요. 그럴진대 죽음 혹은 다른 어떤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 자리를 버린다면 이상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만약 제가 죽음이 두려워 신탁에 복종하지 않고 신의 존재를 부인한다면 이 법정에 끌려 나오는 것이 당연합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진정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 이가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긴다면 이는 지혜를 가장한 것에 불과합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일 뿐입니다. 죽음은 어쩌면 가장 큰 선일 수 있는데 다들 죽음이 가장 큰 악이라 생각하고 두려워합니다. 사람이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는 무지만큼 불명예스러운 무지가 또 있을까요?
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반드시 실천으로 옮길 뿐 다른 사람의 생각은 개의치 않는다. 실제적인 삶과 지적인 삶에서 똑같이 고된 이 규칙은 위대함과 천박함을 전적으로 구별해줄 수 있다. 다만 이 원칙을 지키기 힘든 건 언제나 당신보다 당신이 할 일을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세상의 의견에 따라 살면 수월하다. 자신의 의견에 따라 살면 고독하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위대한 사람은 수많은 군중 한가운데서 고독의 독립성이라는 완벽한 달콤함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