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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한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93190135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4-07-08
책 소개
목차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것 * 99쪽
해마 * 255쪽
Mission Completion Check * 257쪽
7문 7답 * 259쪽
리뷰
책속에서
그 말에 나는 언니의 결혼식을 떠올렸다.
강남의 한 호텔에서 했던 결혼식. 발밑에 그림자 대신 새하얀 베일을 드리우고서 한낮의 태양처럼 환히 웃던 언니. 홀의 테이블마다 포크와 나이프가 은빛으로 번쩍거리고 구운 소고기 냄새가 진동했다. 신부가 참 예쁘네요. 천사 같아요. 요정 같아요. 할리우드 여배우 같아요……. 사람들이 수군거리던 천편일률적인 비유들.
언니가 저 매끄러운 미소 뒤에서 나를, 내 신랑을, 내 친구들을, 내 결혼식을 비웃고 있는 것 같았다.
안 돼, 기분이 나빠지면 안 돼. 초라해지면 안 돼. 오늘 나는 행복해야 해.
“잘 가, 언니.”
나는 단호히 잘라 말했다.
“못생긴 거 알지, 누가 몰라. 눈은 단춧구멍 같지. 피부는 멍게 같지. 몸은 돼지 같지. 불 안 끄면 섹스도 못 해. 그런데도 나 같은 날건달 건져 주는 여자가 얘뿐이라서, 내가 만난 애들 중 그나마 돈 있는 애가 얘뿐이라서, 그래서 잡았다. 됐냐?”
온몸의 피가 식는 것 같았다.
분명 따뜻했던 밤공기가 싸늘하게 피부에 와닿았다. 낙엽 하나가 톡 소리를 내며 발치에 떨어졌다. 그 소리가 천둥처럼 울려 나는 흠칫했지만 동우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당장 뛰어가서 동우의 어깨를 잡아 돌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저 남자가 정말로 동우가 맞는지, 맞다면 무슨 표정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알고 싶지 않기도 했다. 영원히 모르고 싶었다.
후자의 충동이 이겼다. 나는 조심스럽게 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