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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

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

아밀(김지현), 김종일 (지은이)
텍스티(TXTY)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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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한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93190135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4-07-08

책 소개

매드앤미러 프로젝트는 ‘매력적인 한 문장이 각기 다른 작가를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재미있는 상상에서 시작한 텍스티의 프로젝트이다.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20년 가까이 국내 장르 소설계를 지켜온 호러 전문 창작 집단 ‘매드클럽’과 환상문학웹진 ‘거울’이 만났다.

목차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것 * 99쪽
해마 * 255쪽
Mission Completion Check * 257쪽
7문 7답 * 259쪽

저자소개

김종일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4년 『몸』으로 제3회 황금드래곤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장편소설 『손톱』, 『삼악도』, 『마녀의 소녀』를 출간했고,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시리즈, 『과학액션 융합스토리 단편선』 시리즈 등 다양한 단편선에 참여했으며 윤태호 원작 웹툰 「이끼」를 소설화했다. 네이버 웹소설에 『마녀, 소녀』와 『나만의 스킨십 능력자들』을 정식 연재하기도 했다. 유년 시절의 결핍을 공상과 영화 감상으로 채워 온 덕에 “작가님 소설은 읽다 보면 이야기가 영상처럼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집니다.”라는 감상평을 곧잘 듣는다. 그 때문인지 『몸』, 『손톱』, 『마녀의 소녀』를 비롯해 여러 단편소설도 영상화 판권 계약을 맺었다. 읽기 전과 후의 세상이 달라지는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하겠다는 각오로 『잠들면 눈뜬다』, 『사랑하지 않으면 죽는 방법』, 『오직 당신만의 무비트럭』 등의 신작을 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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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밀 (옮긴이)    정보 더보기
소설가이자 번역가, 에세이스트. ‘아밀’이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발표하고, ‘김지현’이라는 본명으로 영미문학을 번역하고 있다. 단편소설 「반드시 만화가만을 원해라」로 대산청소년문학상 동상을 수상했으며, 단편소설 「로드킬」로 2018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우수상을, 중편소설 「라비」로 2020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로드킬』, 장편소설 『너라는 이름의 숲』, 에세이 『생강빵과 진저브레드』와 『사랑, 편지』가 있다. 옮긴 책으로 『기억의 빛』, 『사생아』, 『우리에게 남은 빛』, 『조반니의 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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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 말에 나는 언니의 결혼식을 떠올렸다.
강남의 한 호텔에서 했던 결혼식. 발밑에 그림자 대신 새하얀 베일을 드리우고서 한낮의 태양처럼 환히 웃던 언니. 홀의 테이블마다 포크와 나이프가 은빛으로 번쩍거리고 구운 소고기 냄새가 진동했다. 신부가 참 예쁘네요. 천사 같아요. 요정 같아요. 할리우드 여배우 같아요……. 사람들이 수군거리던 천편일률적인 비유들.
언니가 저 매끄러운 미소 뒤에서 나를, 내 신랑을, 내 친구들을, 내 결혼식을 비웃고 있는 것 같았다.
안 돼, 기분이 나빠지면 안 돼. 초라해지면 안 돼. 오늘 나는 행복해야 해.
“잘 가, 언니.”
나는 단호히 잘라 말했다.


“못생긴 거 알지, 누가 몰라. 눈은 단춧구멍 같지. 피부는 멍게 같지. 몸은 돼지 같지. 불 안 끄면 섹스도 못 해. 그런데도 나 같은 날건달 건져 주는 여자가 얘뿐이라서, 내가 만난 애들 중 그나마 돈 있는 애가 얘뿐이라서, 그래서 잡았다. 됐냐?”
온몸의 피가 식는 것 같았다.
분명 따뜻했던 밤공기가 싸늘하게 피부에 와닿았다. 낙엽 하나가 톡 소리를 내며 발치에 떨어졌다. 그 소리가 천둥처럼 울려 나는 흠칫했지만 동우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당장 뛰어가서 동우의 어깨를 잡아 돌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저 남자가 정말로 동우가 맞는지, 맞다면 무슨 표정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알고 싶지 않기도 했다. 영원히 모르고 싶었다.
후자의 충동이 이겼다. 나는 조심스럽게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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