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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국제사회비평/칼럼
· ISBN : 9791195014613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14-04-19
책 소개
목차
●머리말을 대신하여 : 개념의 끝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다
●우리의 아름다운 새옷 : 시장 동형적 민주주의에서 민주주의 동형적 시장으로
작가의 주
책 속의 인물들
옮긴이의 말
글쓴이 소개
책속에서
“1989년이 우리에게 던져준 것이 무엇인지 저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말로 이루어진 세계가 숫자로 이루어진 세계로 바뀐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0년 동안이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피할 수 없는 변화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숫자의 위력 앞에서 말이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렇게 저도 역시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동유럽의 붕괴와 함께 그렇게 이데올로기는 사라져버린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적어도 우리 눈앞에서는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가을에 뜻밖에도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의해 진실을 드러내는 개념 하나가 명명되었습니다. ‘민주주의’라는 명사에 ‘시장 동형적’이라는 관형어를 덧붙여서 창조해낸 ‘시장 동형적 민주주의’라는 개념입니다. 이 개념으로 메르켈은 국제사회로부터 유능한 지도자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방금 창조라는 말을 쓰기는 했지만, 사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온전한 창조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녀의 ‘시장 동형적 민주주의’라는 개념도 예외는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언젠가 푸틴이 만들어 사용했던 ‘통제 가능한 민주주의’라는 희한한 개념을 기억하십니까? 닮은 것 같지 않나요? 푸틴의 ‘통제 가능한 민주주의’에서 방점이 찍히는 곳이 ‘민주주의’가 아니라 ‘통제’인 것처럼, 메르켈의 ‘시장 동형적 민주주의’에서도 전권을 지닌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시장’입니다. 따라서 어원이나 정의를 따질 필요도 없이 ‘시장 동형적 민주주의’는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나뉘었던 두 개의 독일이 통일되었던 것이 아닙니다. 통일이 아니라 흡수였고 편입이었습니다. 지난날의 것들은 모두 잊어버려야 했고, 싫든 좋든 눈앞에 던져진 새로운 것들을 배워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