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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5143306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4-01-23
책 소개
목차
머리말: 반 고흐, 낮은 자세로 읽고 배웠던 사람
1장 반 고흐, 책에 빠지다
책을 읽는 이유 25
독서의 배반 27
독서의 위로 30
반 고흐를 사로잡은 작가 33
반 고흐의 독서 취향 39
영원.노동자.공동체에 이끌렸던 사람 44
작은 공동체를 꿈꾸던 소박한 아나키스트 49
자연에서 경이로움을 보는 범신론자 53
2장 반 고흐가 사랑한 종교철학책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품에 안은 성경 59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
르낭의 《예수의 생애》 75
아나키스트 예수 | 르낭의 문제점
버니언의 《천로역정》 93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102
톨스토이의 《나의 종교》 106
톨스토이 독서와 빈센트
마음속 스승을 다룬 ‘밀레 전기’ 116
빈센트와 밀레
3장 반 고흐가 사랑한 시인
키츠 135
롱펠로 142
휘트먼 150
하이네 155
셰익스피어 162
4장 반 고흐가 사랑한 프랑스 문학
미슐레의 여자와 사랑 예찬 171
《사랑》
거리의 여자 시앵과 인민 179
이 여자에게 돌을 던지지 마라 | 역사가 미슐레
《인민》과 협동체 이론 | 미슐레의 문제점
볼테르의 《캉디드》 192
발자크의 《시골 의사》 199
발자크와 빈센트
위고의 번뇌하는 숭고의 사람들 208
《사형수 최후의 날》 | 《레미제라블》 |
《범죄의 역사》 | 《93년》
졸라의 격정과 불굴의 사람들 241
《사랑의 한 페이지》 | 《제르미날》 | 《작품》 | 졸라와 빈센트
로티의 《국화 부인》 273
〈아를의 여인〉과 〈무스메〉
모파상의 추락하는 상처받은 사람들 291
《벨아미》 | 《피에르와 장》
플로베르의 《부바르와 페퀴세》 304
공쿠르 형제의 질곡의 사람들 314
《제르미니 라세르퇴》와 《마넷 살로몽》
도데의 《타라스콩의 타르타랭》 323
5장 반 고흐가 사랑한 영문학
스토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 335
칼라일의 《의상철학》 343
칼라일의 문제점
디킨스의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사람들 355
《크리스마스캐럴》 | 《어려운 시절》
《작은 도릿》 | 《데이비드 코퍼필드》
《두 도시 이야기》
엘리엇의 이토록 아름다운 사람들 378
《목사 생활의 양상》 | 《아담 비드》
《사일러스 마너》 | 《급진주의자, 펠릭스 홀트》
맺음말: 반 고흐와 함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빈센트 반 고흐의 발자취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 문명인을 가장 힘들게 하는 병은 무엇보다도 우울증과 비관론이지. 가령 나도 그렇다. 웃고 싶은 생각이 든 지도 오래됐구나(그게 내 잘못인지 아닌지는 덮어두고). 때문에 나는 무엇보다도 정말 잘 웃어야 되지 싶다. 그 웃음을 모파상 속에서 발견했다. (…) 졸라, 플로베르, 모파상, 드 공쿠르 형제, 리슈팽, 도데, 위스망스와 같은 프랑스 자연주의자들의 작품은 정말 훌륭하다. 그런 소설을 읽지 않으면 우리 시대를 전혀 알지 못한다. 모파상의 걸작은 《벨아미》인데 너 자신을 위해서라도 구했음 한다.
우리는 《성경》으로 충분할까? 지금이라면 예수는 우울해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여기가 아니다. 일어서라. 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산 자를 찾느냐”라고 말할 테지. -1887년 여름 또는 가을, 빌에게 쓴 편지
흔히 전문가들은 이렇게 해석한다. 위 편지에서 ‘어둠을 밝혀주는 책’과 ‘우리는 《성경》으로 충분할까?’라는 표현을 근거 삼아 ‘어둠’은 곧 아버지의 기독교 내지 성경을 가리키고, 그 성경만으로는 안 된다고 빈센트가 주장했다고. 그러나 편지 전체를 읽어보면 도리어 빈센트는 두 가지 모두를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스무 살 무렵 빈센트가 읽은 중요한 종교책은 르낭의 《예수의 생애》다. 1863년에 출간된 이 책은 당시 그리스도에 대한 기존의 도그마적 해석을 부정하고 과학적인 해석을 시도한 것이었다.
르낭이 쓴 책은 정말 훌륭하다. 프랑스어를 그렇게 구사하는 사람은 그밖에 없을 거다. 단어를 읽을 때마다 푸른 하늘을 느끼고 올리브나무 잎이 조용히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르낭은 성실하게 수천 개나 되는 주석을 달아 ‘역사’를 ‘부활’의 경지까지 이르게 했다. 자만에 빠지고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우리 시대에 창조된 훌륭하고 멋진 저작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건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아, 영원한 ‘무지’, 영원한 몰이해여.-1889년 4월 28일~5월 2일경, 빌에게 쓴 편지
빈센트가 마지막으로 관심을 기울인 종교서는 톨스토이의 《나의 종교》다. 톨스토이는 이 책을 1883년에 썼으나, 이듬해 판매가 금지되었다. 빈센트는 1888년 9월 24일 아를에서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톨스토이의 《나의 종교》를 언급하였다. 내면의 혁명을 주장한 톨스토이에 빈센트는 십분 공감하였다.
톨스토이의 종교는 결코 우리의 고통을 증가시키는 잔혹한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우리의 마음을 크게 위로하고, 사람들에게 마음의 평화, 활력, 삶에 대한 용기 등을 고무시키는 것임에 틀림없다. (…) 톨스토이는《나의 종교》에서 그것이 폭력혁명이 될지 모른다고 해도, 사람들의 내면에도 은밀한 혁명이 일어나, 거기서 새로운 종교라기보다 전혀 새로운 무언가가 재생되고, 그 이름은 아직 없지만 과거 기독교가 가졌던 것과 같은, 사람을 위로하고, 사람을 살리는 효과를 줄 것이라 시사하고 있다.-1888년 9월 23일 또는 24일, 테오에게 쓴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