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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5500697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15-08-31
책 소개
목차
잃다 7
찾아 나서다 39
보다 71
얻다 93
기르다 119
잊다 157
떠나다 199
작가의 말 23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순간만이 영원하지. 사라져버리는 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영원을 가지게 되겠지. 때때로 사진이 그걸 가능하게 해준다고 하면, 맞나?”
“물론. 하지만 가짜야. 사진에 찍힌 건 순간이지만, 영원은 아니야.”
“어째서?”
“사라지지 않으니까.”
“사라지는 순간만이 영원하다?”
“여전히 예전의 나일 수도 있지만 난 나를 다시 본 것 같아. 아이가 다소곳하게 머리를 내밀고 있으면 어른이 머리를 쓰다듬어주잖아. 혹은 야단을 치거나. 분명한 건 예전의 난 그런 데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거야. 다소곳하게 머리를 내미는 아이도 아니었고, 야단을 맞는 아이도 아니었단 얘기지. 그런데 오늘 난 종일 머리를 쓰다듬기거나 야단을 맞았어.” (…)
“내가 주인으로부터 길들여지는 기분이었단 거지. 내게 주인이 있었다는 걸 몰랐으니까 당황스럽고, 내가 실은 염소였다는 걸 몰랐으니까 언짢았지. 그런데 그걸 알고 나니까 괜찮아졌어. 풀을 뜯어 먹는 맛이 괜찮은 거 같아, 하하하!”
“평소에 남편이 그랬었죠. 인생이 한 번뿐이라서 억울하다고요. 군인이 돼서 사는 자신이 어색해서 거울을 볼 때마다 다른 삶을 살아야지, 너 지금 뭐 하고 있니, 그런다고요. 세상 떠나기 한 달 전에, 잠깐 휴가를 나와서 저랑 술을 한잔하면서 그런 소릴 또 하더라고요. 제가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남편한테 그랬어요. 목숨 붙어 있는 것들은 무엇이든 딱 한 번만 사는 거고, 그 스러지고 가는 걸 누구도 막아내지 못한다고요. 그 스러지고 가는 걸 즐기지 못하면 산다는 게 아무것도 아니질 않느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