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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5593187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15-12-1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_005
1장 공리주의란 무엇인가
공리주의 미리 보기 _016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공리주의 _018
2장 칸트,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라
칸트 미리 보기 _052
칸트의 인격론적 윤리설 _054
3장 존 롤스, 기회의 평등, 결과의 불평등
존 롤스 미리 보기 _086
롤스의 정의론 _088
4장 아리스토텔레스,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람들의 몫
아리스토텔레스 미리 보기 _116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윤리설 _118
5장 샌델, 공동체주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미리 보기 _146
쾌락과 권리보다 사회적 선, 공동체주의 _148
에필로그 _165
about 마이크로북 시리즈 _18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프롤로그 中
먼저 질문을 하나 해볼게요. ‘정의로운 가족’을 꿈꿔보셨습니까? 가훈 중에 ‘화목한 가족’은 많은데 ‘정의로운 가족’은 잘 없지 않나요? 어떤 가정을 꾸리고 싶은지 물었을 때, 정의로운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대답은 잘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정의로운 가족은 꿈꾸지 않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가족과 사회의 차이점이 뭘까요? 카를 마르크스는 재화를 필요에 따라 분배하자고 했습니다. 필요한 사람이 재화를 갖는 것이 정의롭다는 거죠. 그런데 이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가족입니다.
아빠, 엄마, 큰아들, 작은아들, 막내딸로 구성된 가족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막내딸이 아파요. 그럼 누가 약을 먹습니까? 능력 있는 사람이 먹습니까, 필요한 사람이 먹습니까? 필요한 사람, 막내딸이 아프니까 막내딸이 먹죠. 이게 가족입니다. 가족은 정의를 꿈꾸지 않습니다. 다섯 명 중에서 누가 나가서 일을 합니까? 아빠죠. 아빠가 능력이 있으니까 일을 하는 겁니다. 가족이라는 건 이미 철저하게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하는 집단입니다. 그래서 가족은 이미 정의가 필요 없는 곳입니다. 정의라는 담론이 주제가 될 수 없는 공간입니다.
이처럼 가족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정의가 실현되는 이성적인 사회라는 것은, 어쩌면 더 이상 정의라는 담론이 필요 없는 사회일 것입니다.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나누는 사회가 가장 좋은 사회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가족이 아니면 쉽지 않죠.
공리주의란 무엇인가 中
공리주의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쉽지 않은 겁니다. 더 생각해보면 복지국가론도 나올 수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볼까요? 먼저 유명한 경제학 이론을 잠깐 설명하겠습니다.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저한테 연예인 뺨칠 정도로 예쁜 여자친구가 있다고 해봅시다. 제가 처음 여자친구랑 키스할 때는 어떤 기분일까요? 너무 행복해서 아마 심장마비로 쓰러질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다음에 키스할 때는 어때요? 처음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덜하겠죠? 세 번째 할 때는 더 그렇고, 네 번째는 ‘어? 침 냄새 나네? 이 안 닦고 왔구나?’ 이렇게 될 겁니다. 이게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입니다.
그럼 다시 보세요. 철수, 영호, 민수가 있습니다. 철수는 5만 원 있고, 영호는 10만 원, 민수는 1억 원이 있습니다. 5만 원을 누구한테 주어야 할까요? 누구에게 주어야 사회적 쾌락의 총합이 가장 많겠습니까? 철수한테 주면 100퍼센트 증진하고, 영호한테 주면 50퍼센트 증진하고, 민수한테 주면 티도 안 납니다. 이게 복지국가론입니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겁니다. 이게 바로 벤담입니다. 얼마나 멋진 사고방식입니까? 사실 어떤 사상가에 대해 진보적이다 보수적이다를 평가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공리주의자라고 하면 요즘은 보수적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많은데, 저는 쉽게 단정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칸트 ,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라 中
아무튼 우리는 칸트를 다 알지만 칸트 철학이라고 하면 굉장히 어렵게 생각합니다. 칸트에 대한 논문도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정의란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용어는 딱 하나입니다. 바로 정언명령입니다. 정언명령의 반대말은 가언명령입니다. 이 둘의 차이점은 매우 간단합니다. 정언명령은 아무런 목적이나 의도가 없는 명령이고, 가언명령은 목적이나 의도를 가진 명령입니다.
예를 들어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면 사례금을 받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잽싸게 구해줬습니다. 그럼 무슨 명령이죠? 가언명령이죠. 왜 가언명령입니까? 뭐가 존재합니까? 돈을 받겠다는 목적이나 의도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상황에서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저 사람을 구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자 의무라 여기고 구했습니다. 이건 정언명령이죠. 이게 전부입니다. 그럼 칸트는 어떤 게 더 정의롭고 더 선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까? 정언명령입니다. 그래서 칸트는 정말 간단합니다. 모든 행동을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정언명령에 따라 행동하라는 겁니다. 가언명령을 행하지 말고. 간단하죠? 물론 이걸로 끝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