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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6038670
· 쪽수 : 560쪽
· 출판일 : 2019-05-01
책 소개
목차
1986년 8월
1. 2012년 10월, 와이엇
2. 와이엇
1986년 9월
3. 2012년 10월, 줄리애나
4. 와이엇
5. 와이엇
6. 줄리애나
7. 와이엇
8. 줄리애나
9. 와이엇
10. 줄리애나
11. 줄리애나
12. 와이엇
13. 줄리애나
14. 와이엇
15. 와이엇
16. 줄리애나
17. 와이엇
18. 와이엇
19. 줄리애나
20. 와이엇
21. 줄리애나
22. 와이엇
23. 와이엇
24. 줄리애나
25. 와이엇
26. 와이엇
27. 줄리애나
28. 와이엇
28. 줄리애나
30. 와이엇
1986년 8월
1986년 9월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그는 사무실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방 안이 빙빙 도는 것 같았다. 오클라호마시티다. 오마하가 아니라. 처음 회전목마를 탔을 때 30초간의 시간처럼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이 1센티미터씩 옆으로 움직였다. 멀미가 났다.
샌디에이고로 이사한 뒤 와이엇은 한 서퍼를 알게 되었다. 그는 맥주 몇 잔 걸치고서는 서핑을 할 때의 위험과 바다라는 자연의 힘, 그 힘을 존중하는 법 등에 대해 이야기했더랬다. 좋은 조언이었다, 당연히. 하지만 바다의 힘을 존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과거의 일에 있어서 그것이 바로 와이엇의 철학이었다. 거리를 두는 것. 그렇게 했기 때문에 그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다. 익사하지도 않고, 바위에 부딪히지도 않고, 텅 빈 수평선을 향해 가라앉지도 않는.
“그렇죠, 부인. 암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겠습니다.”
젊고 진중한 형사가 다시 말했다.
형사들은 이미 알고 있었을까? 제네비에브가 사라진 지 3주가 지났으니 결코 그녀를 찾지 못하리라는 것을. 그녀의 시신조차 찾지 못하리라는 것을. 26년이 지난 뒤에도 아무도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모르리라는 것을. 그래, 그때 그들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당시 두 형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줄리애나는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러니까, 그들은 수천 명의 관람객들과 노점상 무리, 무명의 공연단들, 미국의 미래 농부들과 떠돌이 축제 장꾼들이 몰려드는 오클라호마주 박람회장이야말로 누군가 실종되기 딱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박람회장의 남쪽 출입구에서 40번 고속도로까지의 거리는 180미터도 채 되지 않았다. 자정에 박람회장을 출발하면 앨버커키에서 아침 식사를 먹을 수도 있었다. 아니면, 멤피스나, 그 어디라도 가능했다.
게다가 1986년은 실종되기에 딱 좋은 해였다. 휴대전화가 나오기 전이었고, ATM이나 보안 카메라도 없던 때였다. 사람들은 주유를 하거나 식료품이나 패스트푸드를 구입하는 데에 신용 카드 대신 현금을 주로 사용했다.
“넌 답을 원하지. 이해해. 하지만 답은 없어. 앞으로도 그럴 거야. 26년이 흘렀어. 네 언니는 이제 없고, 너는 남았지. 그게 유일한 답이야. 넌 지금 여기 이렇게 살아 있다는 거.”
그가 말했다.
두 사람은 말없이 잠자코 앉아 있었다. 줄리애나는 노트북을 덮고 노트북의 잠자기 표시등의 깜박임에 맞춰 호흡을 골랐다.
“더마스, 날 아직도 그때의 어린 소녀로 생각하나 본데, 그렇지 않아요.”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부턴가 언니에게 일어났던 그 일, 그 사건의 대답을 찾는 것에 대한 강박은 줄리애나를 소모시켰다. 하지만 이제 그녀에게도 삶이 있었고, 일이 있었다. 친구들도 있었고, 욕실에는 깨끗한 수건도 갖춰져 있었다.
그녀는 별안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당장이라도 노트북을 집어 벽에 던져버리고 싶었다. 도대체 누가 제네비에브에게 일어났던 일 때문에 줄리애나의 인생이 소모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그저 일로 이 사건을 대하고 있는 찰스 더마스 형사는 결코 그럴 자격이 없다. 꺼져버리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