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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6184384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20-03-18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해 11월은 유난히 세찬 바람이 불었고 한겨울처럼 차갑게 식었다. 각지에서 정전이 발생해 동사자까지 나왔다. 그 지독한 추위 속에서 나는 앞이 보이지 않는 몇 가지의 선택을 했다. 그 결과, 아오누마 히로토와 만나 한 지붕 아래 살았다. 이미 많은 이들이 선택을 마쳐 거대한 톱니바퀴가 돌아가고 있던 그때, 내가 무엇을 어떻게 선택하든 그 회전을 멈출 수는 없었으리라.
……그렇게 믿고 싶다. 그러지 않으면 내게 구원은 없다.
어딘가에서 “무슨 일이지?” 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창이 열리는 소리도 들렸다. 두 사람의 싸움은 근처의 이목을 끌었다. 이렇게 되면 다가가서 싸움 내용을 들어도 수상쩍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블루레이크 플랫 부지 안으로 들어가 외부 계단을 올려다보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이 뒤엉킨 채 내 위로 떨어졌다.
천천히 걸으며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얼마간 운동다운 운동을 하지 않았다.
(중략)
그렇기 때문이다. 쓰지 않기 때문에 다리와 허리의 근육이 약해진 것이다. 노화가 아니다. 절대로. 그럴 것이다.
무릎부터 장딴지 그리고 발바닥에 이르기까지 여기저기가 무겁고 아팠다. 덕분에 하나조노 에이전시의 사코의 마음이 다소 이해가 되었다. 탐정에게 다리와 허리는 중요하고, 요통 탓에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때 사코가 모든 수단을 강구하려 했던 마음은 이해가 갔다. 날지 못해도 돼지는 돼지지만, 걸을 수 없는 탐정은 탐정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