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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1803037
· 쪽수 : 532쪽
· 출판일 : 2022-02-22
책 소개
목차
전초전…007
초반전…037
전반전…095
중반전…243
후반전…373
종반전…439
전초전 다시…517
리뷰
책속에서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가 수술을 받고 입원했다. 칼이 만약 1센티미터 정도 빗나갔더라면 갈비뼈가 아니라 중요한 내장을 다쳐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의사가 말했다. 동그란 얼굴의 외과의사는 “참 운이 좋네요” 하고 말했지만, 그 말에 내가 조금도 감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다. 악당 대신 자기가 칼에 찔리는 입장이 되어 보면 그 의사도 운이 좋다는 말은 입에 담지 못하리라.
찔린 상처보다도 더 큰 문제는 발이었다. 오른발 중족골 두 곳에 금이 갔다. “이런 발로 체중을 지탱한 채 급소를 발로 차다니” 하며 갸름한 얼굴의 정형외과의사는 놀랐고, 참고인 조사를 하러 온 형사는 의심했다. 참고인 조사에는 사무적으로 응대했다고 생각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세라의 수많은 악행을 형용사를 활용해 다소 아름답게 꾸몄을지도 모르겠다.
“고마워. 혼자서 힘들면 망설이지 않고 의지할게.”
“그렇게 해. 너라면 집이 무너지든 절벽에서 떨어지든 한 발로 태연하게 기어나올 테니 걱정은 안 하지만.”
“그럼” 하고 손을 흔들고 미노리는 나갔다. 나는 한숨을 쉬며 생각했다. 그녀와 나의 세계는 달라져버렸다. 그녀는 다음 단계로 나아갔고 나는 여전히 제자리에 있다. 적어도 미노리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도 다행이다. 그녀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다행이다.
자몽은 미지근해서 쌉싸름했다.
이때 이미 모든 일이 시작되어버렸다는 사실을, 휘말려버린 내가 이윽고 최악의 9일간을 보내게 되리라는 사실을 당연히 이때의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