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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사 일반
· ISBN : 9791196585938
· 쪽수 : 392쪽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옛 사랑의 나비효과
1부 사랑이 역사다
독립운동가의 사랑법 - 김원봉과 박차정
2부 여자, 금지된 사랑을 하다
음란한 반역자냐, 사랑꾼 통치자냐 - 천추태후
열녀문에 목매달린 자유부인 - 어우동
추풍에 지는 잎 소리야 낸들 어이 하리오 - 황진이
이혼고백장 - 나혜석
3부 남자, 사랑을 이용하다
공주를 사랑한 스파이 - 서동
삼국통일 연애조작단 - 김유신
고려를 무너뜨린 출생의 비밀 - 신돈
사랑이라는 이름의 폭력 - 양녕대군
달콤한 냉혹 - 숙종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다른 여인들처럼 박차정도 약산을 동경했던 것 같다. 어쩌면 냉정하고 두려움 없는 투사이면서도 투르게네프와 톨스토이를 탐독하는 모습에 반했을지도 모른다. 문학을 품고 여전사의 길로 접어든 박차정과 결이 맞았다. 두 사람은 12년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잘통했다. 밀정들의 눈을 피해 베이징 뒷골목을 같이 거닐면서 공감이 깊어졌다. 동지로서의 존경과 신뢰 속에 사랑이 자라났다. 1931년 3월 그들은 부부의 연을 맺는다.
1480년 왕비를 폐하고 죽이는 와중에 ‘자유부인’ 어우동을 처형한 것은 신호탄이었다. 정절의 시대를 선포하려는 마당에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킬 희생양으로 안성맞춤 아닌가. 어우동의 처형은 과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덕분에 여성의 정절이 화두로 떠오르자 성종은 냉큼 해묵은 숙원을 관철했다. 1485년에 완성된 《경국대전》에 ‘재혼녀 소생은 관직에 등용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을 넣은 것이다. 그것은 신의 한 수였다. 조선 여자들에게 ‘수절’의 족쇄를 채웠기 때문이다. 그 파급효과는 엄청났다.
나혜석이 선을 완전히 넘자 가부장 사회는 그녀의 목을 졸라 숨통을 끊으려 했다. 극단적인 조리돌림이 벌어졌다. 지인들이 하나둘 나혜석의 곁을 떠났다. 친정에서조차 버림받고 그리운 아이들도 보지 못한 채 그녀는 생활고에 쓰러져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심신이 극도로 피폐해지면서 파킨슨병 증상이 덮쳤다. 눈이 풀리고 입이 돌아가고 턱이 덜덜 떨렸다. 그림을 그리기는커녕 움직이는 것조차 불편했다. 그렇다고 이제 집도, 부모도, 자식도, 친구도 없는 그이를 누가 돌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