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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6804671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1-06-04
책 소개
목차
구안나 점심 일기
김진경 쓰레기 만들지 않는 장, 불모지장
이한별 에코백은 더 이상 에코 프렌들리 하지 않다
김상혁 환경을 이해하는 나만의 접근 방법
김영서 어쩌다 환경 수다
이다은 지구를 구할 수는 없지만 내게는 의미 있는
최지민 온전히 결정할 수 있는 건
백송이 To. 풍경이었던 너에게
현재호 너도나도 이효리도
황지은 원터치텐트와 감자탕
정동규 식물-인간 앞에서 망설이기
양채윤 은행나무 은행나무, 은행나무
편집자 레터
저자소개
책속에서
라면처럼 혹은 원터치텐트처럼 쉽게 일을 벌이는 수단에 대해 생각한다. 쉽게 먹고 쉽게 쓰는 일에 관해.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일에 관해. 그런 일들은 마땅히 알아야 할 것들을 지운다. 가는 길을 몰라서 오는 길도 모르는 것처럼. 그래서 뒤늦게 이런저런 규칙을 만들고 학습하는지도 모른다. 다시 돌아가기 위해. 자연으로부터 빼앗은 것들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그럼에도 아직 접지 못한 원터치텐트와 미각을 자극하는 라면이 주위에 널려있다. 지난한 과정을 도려내고 안일하게 갈취한 그 전리품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장차 일어날 일의 기미를 얄팍한 달콤함으로 위장한 채.
─ 황지은, 「원터치텐트와 감자탕」 중
반면 식물은 인간으로 하여금 죄책감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죽음을 담지하지 않은 방식으로 자기자신을 줍니다. 저는 이를 ‘선물’이라고 부르려 합니다. 식물의 선물은 우리에게 윤리적 울림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죽음을 담지하지 않기에 식물은 무조건적인 책임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선물을 주지 않습니다. 식물은 인간이 소화할 수 있는 에너지를 자신의 고통을 담지하지 않은 조건없는 선물의 형태로 건네줍니다.
─ 정동규, 「식물-인간 앞에서 망설이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