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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170867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2-04-15
책 소개
목차
1부_ 그리움
011 앵두나무가 있는 마당
019 그저 그리워한다.
023 그리고 센베
028 개나리 피는 그곳은
033 나의 첫 증인
039 안녕, 나의 피아노
046 기억 속의 할머니
052 언니
060 돌의 기억
067 크리스피 크림 도넛의 그 아침
071 시그널호프에서 나와 노래를 하러갔지
2부_일상
079 우리 동네 탐험기
085 가로등이 켜지는 순간
089 원천리천, 걷기의 그 풍경
094 밥벌이의 어려움
099 선의의 여정
105 나의 이름은
111 동지팥죽
115 또 다른 풍경 속으로
121 우렁각시의 벌초
128 함께 그 길
133 빨간고기, 혹은 열기
140 수원화성 성곽길
3부_ 꿈
149 저자 친필사인본
156 멋진 펜은 멋진 사람이 되고 싶게 한다.
160 오늘도 게임세상은 평화롭습니다
167 런던의 피아노
173 좋은 인생을 사는 법
179 꽃을 보는 마음
184 그 겨울의 낚시터
191 곰탱이 그는 나의 두번째
197 그때의 나는
202 겨울아침 산책길
4부_ 인생
209 버리는 것은 선수지만 인생은 아껴 씁니다
214 안녕하신가요, 순분 씨
221 회전교차로의 신호등
226 이기주의자로 산다는 것
231 김 서림 방지제가 필요한 순간
236 돌발성난청
241 나의 무속놀이
250 그리운 바다 성산포
255 지우는 것이 쉬운 시대
260 시계토끼를 따라가면
265 그들이 그린 그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누군가 곁을 떠난다는 것은, 궁금한 것을 더 이상 물어볼 데가 없어진다는 것이기도 하다. 떠나는 사람은 궁금함을 가져가지 않는데, 그 궁금함은 해소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으니 계속 떠난 사람들이 그렇게도 그리운 것이 아닐까.
지금도 벌초를 하러 갈 때면 건너편 마을을 본다. 이제 예전 모습은 없어지고 공장 건물들이 들어섰으므로 옛 모습은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내게는 여전히 같은 그림이다. 할머니처럼 푸근한 얼굴을 한 또 다른 할머니가 계속 밥 위에 반찬을 얹어주신다. 우리 할머니는 우울해 보였다. 마당의 소가 가끔 울었다.
그날 우리 할머니도... 울었을까.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해가 지고 어두워졌지만 밤새 가로등은 빛을 낼 것이었다. 길을 밝히고, 주변의 나무와 풀들을 밝히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비추겠지. 다시 해가 떠오른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밤은 다시 밝게 빛나는 가로등으로 인해 또 한 번의 빛을 맞이하는 것이다.
내 인생의 가로등이 켜지는 순간을 생각했다. 해가 저물었지만, 아직 오늘이 끝난 것은 아니다. 남은 밤은, 가로등 빛에 의지해 빛날 것이다. 내일 새벽이 오기 전까지 길을 비추어줄 가로등이 있으니 이 밤, 좀 더 멀리까지 걸어도 좋겠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