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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628252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22-01-20
책 소개
목차
펴내는 글│ 고마운 아내에게 이 책을 04
Ⅰ. 반보기와 만날제
반보기와 만날제 16
현자무가와 인백기천 21
방하착과 착득거 26
두 해방둥이와 조우 31
만어사 탐승 36
비바람과 친구했던 문학기행 41
가시오가피 달인 물 46
북면온천에서 문학의 밤 50
부적과 만남 56
천 년 고찰 정취암 61
창원시 조명 67
신축 원단의 비손 73
Ⅱ. 사고 처리반장
마님 운동과 머슴 운동 80
다섯 번째의 승용차 85
이제는 말할 수 있다 89
설날의 초상(肖像) 95
아내의 앨범을 들춰보다가 100
귤화위지(橘化爲枳) 105
그래도 걸어야 한다 109
처음 만난 날 113
쓸개 없는 여자 118
닮을 걸 닮아야지 123
여자 병실의 남자 보호자 128
사고 처리반장 133
Ⅲ. 임종 유감
편안한 유택을 꿈꾸며 140
할머니가 두 분인 사연 145
임종 유감 150
두 아들의 사촌 155
불청객 박쥐 160
온라인 개학 그리고 등교 165
반장에 선출됐다는 유진이 171
풋풋한 손주 건네다 보기 176
얼결에 맞은 여름방학 182
오뉴월 오이 쑥쑥 자라듯이 188
자신감을 가져라 192
부정 교합 교정 시술 197
Ⅳ. 좀 마르신 것 같습니다
생의 후작을 꿈꾸는 글밭지기 204
틈만 나면 꾸벅꾸벅 207
사진 속의 낯선 노인 212
실수와 동거 216
착각은 행복했었는데 221
약 보따리를 끼고 사는 세월 225
역병과 코로나19 230
희미하게 들렸다 235
삶은 고해 240
반 백 년 전의 모습 회상 245
좀 마르신 것 같습니다 250
벌초의 방법을 확 바꾼 감염증 254
Ⅴ. 때 이른 만추를 앓다
또다시 새벽 등산 261
생애 마지막 이사를 꿈꾸며 266
나를 찾아 무학산 등정 271
어수선한 봄의 서곡 276
새 둥지를 틀며 281
삼십 리 남짓한 벚꽃 길 산책 285
반 백 년 넘게 흥얼대는 ‘하숙생’ 290
다시 여름이 오는 길목의 등산길 295
제자 Y 이야기 300
장맛비 뒤끝 잡고 등산 305
때 이른 만추를 앓다 310
인정에 등산 314
Ⅵ. 한가위 날 농월을 꿈꾸다가
마산 조감의 명소 320
지루한 장마와 역병 325
디지털 흔적 330
한가윗날 농월을 꿈꾸다가 336
지령 50호를 기리며 341
퇴고를 되새겨 봄 346
양극화된 아파트 값 352
‘죽음’의 호칭 357
손 수(手) 자의 특별한 쓰임 362
책의 얼굴에 남긴 흔적 368
또 한 해를 열며 372
경이로운 아내의 끈기 376
저자소개
책속에서
진정되기는커녕 병증이 되레 극도로 심해져 오후에 서둘러 종합병원을 찾았다. 소화기내과에서 진찰을 받고 나서도 통증이 지속되어 화급하게 X-Ray, 혈액검사, 소변검사를 마치면서 우물쭈물 지체하지 않고 즉각 입원 조치했다. 이튿날인 화요일(1월 7일) 꼭두새벽부터 서둘러 CT 촬영을 했다. 그 결과가 오전 중에 나왔다. 위는 지극히 정상인 상태로 판명되었다. 그렇지만 쓸개에 커다란 돌이 여러 개 생긴 것으로 판독되어 소화기내과에서 외과로 옮겨져 병동과 입원실을 바꿔야 했다.
주치의의 말이다. 당장 수술을 해주고 싶단다. 그러나 간 수치가 높아 당장 수술을 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향후 치료를 통해 정상으로 수치를 낮춘 다음에 수술을 해야 한단다. 간의 수치를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대충 2~3주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수술은 이달 말경 쯤이 되지 않을까, 라고 예측했다. 한편 입원 셋째 날(8일)에는 레이저를 이용해 담낭에 호스를 꽂고 담액을 빼내는 시술을 하여 오른쪽 옆구리에 비닐 팩(pack)을 차고 있다.
입원한 지 열흘 되는 날(15일) 담액을 빼내는 비닐 팩을 찬 채로 임시 퇴원을 했다. 입원을 계속해도 특별한 치료가 없기 때문에 일단 귀가하여 집에서 병원의 처방에 따라 가료하다가 그다음 주일 월요일(20일) 외래로 접수해 상황을 점검했다 그 결과
설 연휴가 끝난 다음 날(28일) 재입원하여 그다음 날(29일) 핵심적인 시술인 쓸개를 절제했다. 강낭콩 정도의 담석 3개를 적출 해냈다. 담석이 엄청나게 커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CT촬영 결과 자궁 쪽에 미심쩍은 이상 징후가 보인다는 소견에 따라 산부인과에서 초음파검사를 비롯하여 만약을 위해 암 검사도 추가로 받았는데(30일) 결국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정되었다.
아내의 입원으로 손주를 제대로 보살필 여력이 없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내 문제에 매달리는 까닭에 유진이에 대해 제대로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내가 집에 붙박이로 머문다면 아내 대신 식사문제나 외출 채비를 야무지게 챙겨 줄 수 있을 터인데. 또한, 집안 청소는 아예 포기했다. 그뿐이 아니다. 음력으로 섣달 열이레(11일)는 내 일흔여섯 번째 생일이었다. 그날 생일상은 고사하고 삼시 세끼도 거르지 않은 것도 다행이었다. 아울러 설날(25일)에 간신히 떡국만 끓여놓고 차례를 모시는 시늉만 내는 불경죄를 자청했다. 제수를 장만할 사람이 없어 택한 고육책이었다. 하지만 마음은 몹시 무거웠다.
_본문 ‘쓸개 없는 여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