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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642417
· 쪽수 : 108쪽
· 출판일 : 2024-05-11
책 소개
목차
“입술 끝에 머무르다 사라진 말들”
이해되지 못한 이유로
울었던 날들에 대하여
나를 슬프게 하는 것 10
사랑을 잊는 물 14
결벽 20
만약에 26
면역력 34
환절기 38
외로움 42
보는 이 없어도
눈은 내리고 46
옳은 질문 50
보이지 않는 사람 52
나로부터 살아남은 밤
당신을 곧 잃을 이유 56
다정한 시선 60
행복의 시도 64
중독 66
고백하는 인간 70
가장 자주 반복되는
가장 보통의 단어
1부터, 24까지 76
나가며 104
저자소개
책속에서
종종 어제의 나에게 상처 준 사람을 생각하며 삽니다. (...) 내내 집 밖에 나서지 못하게 되는 정도의 무기력이나 아무에게도 답하지 못하는 나날을 보내고,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 불청객 같은 불쾌한 정신을 한동안 이고 지내요. 가끔은 행복해지기가 겁이 나 불행하길 택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그를 처음 만난 날 파도에 슬쩍 뒷걸음질 치는 마음처럼 조바심을 냈어요. (...) 영원할 수 없다면 소중히 여겨야 하는데 무언가 결국 변한다는 사실이 무서워 늘 기대한 만큼 울지 않으려고 밀어낸 것들. 나를 어르고 달래 저 물에 뛰어들자던 사람들은 간데없고 나만 푹 젖은 채 발목까지 모래를 묻히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비참했던 날이 자꾸만 생각나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아무렇게나 지나가도 괜찮은 날들만 남아요. 또 한 번 좋아하는 이름을 잃어버리고도 다시 괜찮아져야 하고, 궤도에 적응하려는 마음이 소란스러워 잠 못 드는 밤이 늘어요. 다툴 사람은 따로 있는데 영 미워지질 않아서 화살은 어디로도 가지 못하고 탓할 수 있는 건 나뿐인 것도 벅차고, 좋아하던 마음은 다 어디로 갔는지 잃은 것이 많아 혼자 하루를 채우기가 버거워요. 매일같이 좋아하는 이름이 생겨나던 시절엔 그들을 하나씩 불러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았는데, 나는 이제 시간이 너무 많아 부를 이름이 부족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