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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8896742
· 쪽수 : 188쪽
· 출판일 : 2024-11-07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04
붉은 행간 11
빅 블루 41
메리골드 71
떠도는 영혼의 노래 101
꿀 129
빛의 감옥 161
아무도 모른다 193
안개는 어디에서 오는가 221
해설 | 김진수(문학평론가)
심연에 가 닿기, 또는 슬픔의 존재론 258
저자소개
책속에서
심연에 가 닿기, 또는 슬픔의 존재론
- 김현주의 작품 세계 / 김진수
소설은 허구야.
인물의 정보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내 작품이 모호하다고 하는데
그건 인물의 내면이 강조되어 있기 때문이지.
― 「붉은, 행간」 에서
1.
“위태로운 행복이 노숙자 같은 불안을 데리고 침실까지 들어 온 것이다”(「붉은, 행간」).
『메리골드』에 실려 있는 소설의 한 문장이다. 대부분이 그렇다. 겉보기로는 지극히 평범한, 심지어는 한가해 보이기까지 한
일상은 늘 ‘위태로운 행복’ 위에서 간신히 지탱되고 있는 듯하다. 이 위태로운 행복을 권태나 공허의 다른 이름이라고 해도 좋다.
그것들은, 비록 애초에는 미세하긴 하지만, 일상에 나 있는 치명적인 하나의 ‘틈’이다. 사실상 일상은 온통 틈투성이긴 하다. 이
일상 속으로 언제든 ‘불안’이 엄습해 들 수 있다는 뜻이겠다. 그리고, 불안은 늘 새로운 동반자를 불러들인다. 불면은 불안의 가
장 좋은 짝패다. 불안이 틈입한 침실에는 불면의 밤 이외에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만성적인 ‘불면’의 모티프는 김현주
의 작품 세계 전반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심리학적인 문제적 징후, 정확히 말하자면 하나의 신경증적 증상의 표현으로 자리
한다. 그러니, 그 ‘틈’은 김현주의 소설 세계로 들어서기 위한 관문으로 놓여 있는 셈이다. 문제는, 틈이기에 그 관문이 그리 넓
지 않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문을 통하지 않고서는 ‘침실’(‘창작의 산실’이라는 의미에서)까지 들어갈 방도는 달리 없어 보인다.
- 해설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