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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8926548
· 쪽수 : 88쪽
· 출판일 : 2026-01-01
책 소개
목차
당신의 도슨트
「천사 선언문」 낭독 8
1부 색깔을 손에 잔뜩 쥔 채
색에 기억 매기기 12
나무 아래서는 익다만 생각들이 자꾸 떨어지곤 합니다 14
초록은 나의 폐곡색 15
천국에 남은 단 하나의 귤 17
안개, 오렌지 19
두루미 20
3월의 꿈 22
얼굴이 많기 때문에 24
방 26
안녕 28
고백은 지금을 견딜힘이 되어 주기에 30
노랑처럼 배려했고 옐로처럼 안부를 전해요 32
2부 기억의 드로잉을 시작해
모든 게 가치 있다는 우리만 아는 비밀을 즐기면서 36
대화의 도수 37
리듬이 만들어내는 길 39
눈의 여행 41
러브레터 44
생일 축하해 45
별에게 물어봐 46
쌉싸름한 계절엔 춤을 48
체리는 그녀의 첫사랑이다 50
White day 51
기억의 지속 53
인생 네 컷 54
둘의 준비 56
3부 오늘은 천사가 와준 날이거든
천사라는 온점 60
바다 62
Seeing eyes 63
거기에도 나는 있어요 65
인디고 페이스트리 67
천사 교육원 68
000000 70
눈을 감자 71
림보 72
거스름 삶 74
놀이처럼 웃었다 76
아가야 너는 창문이란다 77
천사를 그리기 시작했어 79
에세이
우리가 그린 시(詩) 82
‣수록 작품 86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천사 선언문 8
첫째, 우리 안에는 각자의 천사가 있습니다. 모두 각자의 천사를 꺼
내주세요.
둘째, 시와 그림은 따로 있지 않습니다. 시와 그림을 동의어로 생각
해주세요.
셋째, 당신만의 천사를 함께 그려내주세요.
*
천사가 무엇이냐고 물어도
아무도 답을 말할 수 없어요
그건 꽤나 근사한 일이에요 시가 무엇인지 그림이 무엇인지 물어
도 아무도 답을 모르는 것처럼요
눈앞에 없을지라도
보이지 않는 것을 눈으로 보다 보면
어느새 천사가 앞에 있어요
내 안으로
투명하게
엇갈리며
내 바깥으로
빛의 모양처럼
새어 나가며
“난 너를 만나기 위해서 밤마다 열 번도 넘게 눈물을 흘렸어”
“난 네가 내 안에 있다는 걸 잊지 않으려 백 번도 넘게 시를 썼어”
우리의 만남은 아주 오랜 약속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요
천사를 그리기 시작했어 79
희고 커다란 종이
불안이라는 연필로 천사를 그리기 시작했어
그리고 지우고 그리고
연필 끝은 자꾸 흔들렸고
작은 천사 하나도 완성하지 못했지
“사실 천사는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아”
큰 목소리는 종이 위를 덮어버렸고
모두들 잊어버렸어
내가 무엇을 그리고 있었는지도
케케묵은 종이를 꺼낸 건 어른이 된 지금
이제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 종이를
까만색 아크릴 물감으로
가장 큰 붓으로
물감이 마를 때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어떤 자리도 남겨두지 않고
지우개 자국뿐인 종이 위를
가득
검정의 물감으로
불안으로80 81
이제는
물감이 말라 끝부분이 동그랗게 말린
종이 위를 바라보고 있어
작은 붓 하나를 들어
팔레트 위에 있는 흰 물감 한 조각
붓 끝으로 톡 찍어
종이 위로
검정 위로
작은 점으로
하양으로
빛으로
다시,
천사를 그리기 시작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