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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7078224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2-02-1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한의연 「미래와 미래의 미래와 미래와 미래의 미래」
주민현 「YangYang Beach Map」 / 「리플레이」
윤지양 「숫자는 숫자를 호출한다」 / 「48˚ 52.6´ S, 123˚ 23.6´ W」
이기리 「번식하는 잠」 / 「헛것을 보는」
지은아 「식물의 눈」 / 「마피아」
양소정 「오로라 커튼 / 「아몬드 나무」
김도경 「100년 뒤의 세계관 1」 / 「100년 뒤의 세계관 2」
이서영 「소진되는 벽」 / 「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자」
신헤아림 「틈」 / 「오늘의 인사」
박승열 「당신의 언어는 안전합니까」 / 「변신하지 못하는 변신 마법사」
배시은 「익익월」 / 「근린」
김선오 「한 글자 동물」 / 「아주 작고 예쁜 고슴도치를 키워요」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런데 우리가 미래를 이야기해도 될까 하고 네가 물었을 때 그때는 이미 우리가 한 시간째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였고 그것은 단순히 눈앞에 다가오는 중인 시간 그러니까 미래未來future로서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네가 한때 사랑했던 사람의 이름이자 고양이의 이름으로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언제나 우리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은 동시에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이기도 했고 또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이기도 했다. 네가 사랑했던 사람인 미래의 미래는 이제 연락이 닿지 않고 어디서 무얼 하고 사는지 알 길이 없는 미래의 미래라는 점에서 그리고 네가 사랑했던 고양이인 미래의 미래는 일 년 전 이맘때에 죽어서 이 지상에서 사라진 미래의 미래라는 점에서 그러했다. 우리는 평소 그 모든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두 미래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좋아했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두 미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좋아했다.
―한의연 산문, 「미래와 미래의 미래와 미래와 미래의 미래」 중에서
천장과 숨, 오로지 시한이 없는 것들만 끌어와서 말하는 방식
타버리고 남은 자리에서 점쳐볼 수 있는 미래와 내 몫의 창문
창문이 마주하는 바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술렁이는 빛과
해변에서 정성껏 쓸어 모은 하루를
선물하고 싶었는데요
입술을 벌려가며 떠먹여주고 싶었는데요
존, 조나단, 포터, 이제 코가 오뚝한 의사들이 내 앞을 오가며
트럼프 카드를 뒤집듯 인생의 주기를 바꿔야만 한다고 충고합니다
대화가 끝나면 내 몫의 차트가 채워질 것입니다
나는 습관적으로 내 몫의 허공을 노려봅니다
저 끝에 항상 아름다운 십자가가 비어 있습니다
구원과 창문, 서로 얼마나 가깝고 또 멀리 있는 말들인가요
―이서영 시, 「소진하는 벽」 중에서
나무의 유형이 달라졌다 연필이 나무로 회귀했다 종이가 나무로, 의자가 나무로, 책상이, 가구점이 나무로 회귀했다 여러 생명과학 전문가들이 모였다 의문점 안에 의문점을 품으며 가공된 것들이 다시 나무로 돌아간 원인을 고민했다 1분이라는 시간은 초 단위로 나뉘었고 나무는 세분화되어 여러 사물로 나뉘었다 사물이 숲을 이루는 일이라면, 1초가 1분이 되는 호흡이라면 우리는 조화에 대해 물어야 할지도 모른다 갈등과 경쟁 속에서 생존이 우리의 지난 숙제였다 우리는 이제 나무로서의 시간을 고민한다
―김도경 시, 「100년 뒤의 세계관 1」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