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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01083315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08-07-07
책 소개
목차
1권
등장인물
료자 신성왕국 요제의 계보
서장
엄마의 손가락 피리 / 투사의 울음소리 / 안개의 백성, 아료 / 엄마의 손가락 피리 / 정령수精靈獸
제1장
벌치는 사내 / 살아나다 / 여왕벌의 비상 / 계약
제2장
하늘을 달리는 야수 / 꿀벌과 수금竪琴 / 여름 오두막 / 하늘을 달리는 야수
제3장
새끼 왕수를 바치다 / 번개 이알 / 요제와 아르한 / 새끼 왕수를 바치다
제4장
카자룸 왕수 보호소 / 조운의 아들 / 입학시험 / 유얀 / 왕수 피리 / 리란 / 토무라 / 밑에서 올라오는 빛
2권
등장인물
료자 신성왕국 요제의 계보
제5장
운명의 갈림길 / 수금의 울림 / 운명의 갈림길 / 교사들의 결정 / 부음 / 상처
제6장
비행 / 불안의 태동 / 비행 / 아료의 대죄 / 야생 수컷 / 왕수들의 비상
제7장
습격 / 요제의 행차 / 다미야의 의심 / 습격 / 치료 / 투사의 표식 / 결의
제8장
풍운 / 청혼 / 짐승의 피 / 다미야의 명령 / 마가 낀 아이 / 가면 / 도망자 / 바람 부는 밤
왕조의 강림 / 허무로 가득한 세상
종장
야수 주자 / 새벽녘 / 현의 가락
지은이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투사는 결코 길들지 않아. ……길들면 안 되는 동물이야. 우리 투사지기나 전사들도 반드시 이 무성피리로 투사의 감각을 마비시켜놓고 만진단다.” 엄마는 손바닥 위에 작은 피리를 도르르 굴려 보였다.
물론 엄마가 피리를 입술에 대는 모습은 자주 보았다. 또한 훈련하러 가는 전사들이 일제히 피리를 입술에 대고 불어서 꼭 통나무처럼 뻣뻣해진 투사의 등에 재빨리 안장을 걸쳐놓고 올라타, 대가리에 난 두 개의 긴 뿔을 잡고 자세를 취하는 모습도 본 적 있었다. 일단 등에 올라타서 뿔을 잡으면 투사는 자기 등에 올라탄 전사의 뜻대로 움직이게 되었다. 뿔을 쥐고 턱을 쳐들게 하면 물속으로 잠수하는 일도 없다고 했다.
투사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네 다리가 있어, 뭍에 올라 달리면 어떤 준마보다 빨랐다. 지상을 달리는 모습은 뱀이라기보다 용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서식하는 곳은 물속이고 다리를 몸통에 꼭 붙이고 꿈틀거리며 헤엄치는 모습은 물뱀을 닮았다. 견고한 비늘은 화살도 뚫지 못하고, 전사를 태우고 적진으로 뛰어 들어가 병사와 말을 닥치는 대로 물어뜯는 흉포한 뱀…….
야생 투사가 산란철을 맞으면 투사지기는 어미 몰래 둥지에 있는 알 가운데 한두 개를 빼냈다. 그들은 그 알을 부화시키는데, 갓 깨어난 새끼일 때 귀를 덮는 뚜껑 같은 비늘을 일부 잘라내야 했다.
에린은 엄마가 그 작업을 하는 모습도 본 적 있었다. 그 비늘을 제거하면 투사가 스스로 귀를 막을 수 없게 되어 인간이 무성피리로 부릴 수 있게 된다고 엄마가 가르쳐주었다. 피리를 불어 투사에 올라탄 전사들은 그 비늘을 가공하여 만든 덮개로 투사의 귀를 가린다고 했다. 적이 부는 피리에 조종당하지 않도록. - p.19~20 중에서
하늘은 아직 짙은 군청색이지만 아침 해를 등진 산의 윤곽은 벌써 엷은 금빛으로 떠올라 있었다. 그 희미한 빛 속에서 검은 점이 솟아오르나 했더니 날개를 펼친 거대한 무엇이 하늘을 활강하여 순식간에 머리 위로 닥쳐왔다. 복잡한 가락을 가진 피리 소리를 닮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면서 그것이 에린과 조운 위로 날아들자 한순간 주위가 어두워졌다.
그것은 새가 아니었다. 에린은 눈 감는 것도 숨 쉬는 것도 잊고 머리 위를 지나가는 것을 망막에 각인했다. 바위 턱을 완전히 뒤덮을 만큼 거대한 날개와 은빛으로 빛나는 바늘 같은 체모, 승냥이 같은 사나운 얼굴,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커다란 다리…….
날개가 일으킨 바람이 모포를 날려 에린은 황급히 모포 자락을 잡았다. 그 날개 달린 괴수는 공중을 매끄럽게 미끄러져 투사 위로 내려갔다. 투사를 내려다보던 에린은 깜짝 놀랐다. 어느새 투사는 둥지에서 대가리를 돌리고 마치 내 몸뚱이를 먹어달라는 듯이 몸을 구부린 채 배를 위로 향하고 있었다.
그것은 기묘한 사냥이었다. 날개 다린 괴수가 덤벼들어도 투사는 낫처럼 생긴 대가리를 들려고 하지 않았다. 매한테 잡아먹히는 뱀처럼 투사는 가뿐하게 잡혀 올라가 이빨에 갈기갈기 찢겨나갔다. 날개 달린 괴수는 화살도 뚫지 못하는 투사의 딱딱한 비늘을 마치 부드러운 살가죽이라도 찢는 것처럼 갈가리 찢었다. 투사 세 마리가 순식간에 산산조각으로 잡아먹혔다.
아침 햇살이 산 테두리 너머 비쳐들어 날개 달린 괴수를 은빛으로 떠오르게 했다. 공물로 바쳐진 괴수를 잡아먹는 무서운 신 같은 아름다운 괴수에게서 에린은 눈길을 뗄 수 없었다.
“야생 왕수(王獸)…….” 에린은 괴수를 쳐다보며 넋이 나간 듯 중얼거렸다. “저것이…….”
신이 요제에게 왕권을 내려준 증표로 천계에서 내려 보냈다고 하는 신성한 동물. 요제의 비호 아래 많은 왕수가 귀하게 사육되고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만에 하나 그 수가 줄어들면 왕국에 재앙이 닥친다고 했다. - p.153~155 중에서



















